말은 입만 열면 지껄일 수 있다. 말처럼 내뱉기 쉬운 것은 다시없다. 그것은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호흡만 적당히 조절하면 금세 말은 만들어진다. 아무렇게나 뱉어낸 말은 천리고 만리고 달아나 버린다. 달아나는 추한 뒷모습이 보이지 않아 편리하기 짝이 없다.

 말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슬픈 말이 있고 기쁜 말이 있고, 착한 말이 있고 악한 말이 있다. 지혜로운 말이 있고 바보스러운 말이 있으며, 생각한 말이 있고 미처 생각지 못한 말이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라. 내기 그대에게 어찌 감언이설을 말하며 그대를 속일 수 있겠는가? 아니면 또 이치에 닿지도 않은 어불성설을 해 줄 수 있겠는가?

 말은 쉽지만 말하기는 참 어렵다. 산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기는 쉬어도 일을 열어 남에게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공자는 한평생 선(善)을 행해도 한마디 말의 잘못으로 이를 깨뜨리게 된다고 말했다.

 강원룡은 그의 ‘5분간의 사색’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말은 돈에 비유될 수 있다. 과장된 말은 인플레이션과 같고, 약속을 실천하지 못하는 말은 흡사 부도 수표와 같고, 의식적인 거짓말은 위조지폐와 같은 것이다.”

 그래서 말하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말이란 경우에 따라서 사랑이나 우정을 실어 나르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시기와 질투, 음해와 모략, 고통과 죽음까지도 실어 나르기 때문이다. 말을 돈으로 알고 돈처럼 사용하라, 그러면 그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을 것이다.

 말을 쉽게 해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는 이젠 정말 말을 쉽게 하지 말아야겠다며 고통스러워 하고 있을 것이다. 습관은 제2천성이라고 아니 고칠수 없는 병인지 모른다. (201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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