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피워낸 꽃들 사이에 서서 이 봄은 어디서 왔는가 묻습니다. 그 물음 속에 나는 또한 어디서 왔는가 묻습니다. 그러나 그 온 곳을 알 수가 없습니다.

고개를 아무리 갸우뚱 해 봐도 봄이 온 곳도 내가 온 곳도 알 수가 없습니다. 다시 봄 속에 서서 나는 묻습니다.  그리고 이 봄이 갈 곳을 묻는 나는 또 어디로 가는가. 하고 묻습니다.

때가 되면 반드시 가야 하지만 가야 할 곳을 나는 진정 모르고 있습니다. 내가 오고 내가 가지만 온 곳도 모르고 갈 곳도 또한 모릅니다. 이렇게 어리석은 삶이 있을까요. 그 어리석은 삶의 한가운데 서서 나는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성내고 욕심내고 어리석은 몸짓으로 말입니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제 이 물음 하나를 들고 살아야 하는 나이임에도 나는 여전히 무명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삶의 인생을 나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꽃들의 아름다움 앞에서 서서 오고 가는 그 자리가 못내 궁금합니다. <2014.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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