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성산 시흥과 오조 해안 경계에 커피샵...서울에서 예술가가 5년전 제주에 내려와 차린 '바닷가' 커피샵으로  외지 젊은이들이 많이 찾고 있다.

밤이 오는 모습을 봅니다. 밤은 아직은 서둘러 오지는 않고 있습니다. 서서히 오고 있습니다.

지난여름보다는 걸음이 좀 빨라졌지만 그래도 아직은 더디게 밤이 옵니다. 밤이 천천히 걸음을 할 때 마음이 참 고요해집니다.

 안개처럼 어둠이 살짝 이 세상을 덮을 때 내 앞의 풍경들은 순하게, 때로는 작은 슬픔처럼 다가섭니다.어둠이 채 오기 전 어스름 녘의 시간 위에 서면 안개꽃같이 흔들리는 마음도 만나게 됩니다. 그 시간에 서면 정말 착한 사람이 되는 것만 같습니다.

어스름 녘의 시간은 내개 할머니와도 같습니다. 그 안에서 나는 착함과 눈물과 이별을 배워가기 때문입니다.밤이 서서히 오듯 나는 사람의 마음을 배워 갑니다.

언제나 이렇게 어스름 녘의 마음 하나 지니고 살고 싶습니다. (201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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