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은 찬바람을 보냅니다. 청아합니다. 마치 맑은 하늘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맑은 하늘 아래서 청아한 바람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사람에 이 이 이상 더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맑은 하늘처럼 나는 두 팔을 벌리고 하늘이 내게 보낸 이 청아한 바람을 어디론가 다시 보냅니다. 연락이 없는 사람들, 그리고 내 가슴에 따뜻함을 남겨준 사람들에게 이 청아한 바람의 기운으로 소식을 전합니다.
감사하다고, 고맙다고, 늘 건강하라고, 감사와 따뜻한 마음을 담아 이 우주의 어느 곳으로 보내어 안부를 전합니다.
내가 하늘을 향해 미소 짓듯이 내 이 마음의 바람이 가 이르는 곳마다 나를 향해 미소지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 하늘 아래 청아한 바람 속 살아 있음이 기쁨니다.
산사에 낙엽이 수북합니다. 쓸어도 쓸어도 낙엽은 다시 떨어져 내려 산사를 덮습니다. 지금은 낙엽의 계절이라고 조용히 속삭이듯이 말합니다.
낙엽 밟는 소리를 들어 보셨습니까. 사각사각 아주 은밀하고 말게 들리는 그 소리를.
우리가 아무리 우악스럽게 밟아도 낙엽은 언제나 사각거리는 그 음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거친 것은 사람의 발길이고, 고요한 것은 낙엽의 마음이라는 듯. 낙엽은 결코 그 발길에 대운하지 않습니다.
가지에 매달려 허공의 넓음을 이미 보아온 낙엽에게 이해하지 못 할 것이라고는 없고. 태양을 사랑해 이미 햇빛 가득 가슴에 머금고 있는 낙엽에게 원망과 분노의 어둠 따위란 없기 때문입니다.
사각사각, 은밀하게 다가오는 낙엽의 소릴르 들으며 내 안에 파도치는 소리들이 문득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