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우화/속의 이야기다. 모기가 사자에게 말했다. “난 당신이 조금도 무섭지 않아요. 나보다 나을 게 없어요. 나은 게 있다면 말해보세요. 아마 발톱으로 할퀴고 이빨로 물어뜯겠지요. 남편과 다투는 아내라면 누구나 그 정도는 할 수 있답니다. 내가 당신보다 훨씬 세다고 나는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마음 내킨다면 한번 겨뤄 보는 게 어떻겠어요.

말을 마치 무섭게 모기는 나팔을 불면서 사자에게 찰싹 달라붙어 콧구멍 둘레의 털이 나 있지 않은 부문을 물었다. 사자는 발톱으로 자신의 콧구멍 둘레에 많은 상처를 낸 다음에야 싸움에서 물러섰다.

모기는 다시 나팔을 불면서 의기양양해 했다. 그리고 콧노래까지 부르며 어디론가 날아갔다. 그러나 모기는 눈 깜짝할 사이에 거미줄에 걸리고 말았다. 거미에게 잡혀 먹히면서 모기는, 가장 무서운 동물과 싸워서 이긴 자기와 같은 생물을, 거미처럼 하찮은 벌레에게 먹히도록 허용한 운명의 장난을 슬퍼했다.

항상 권세를 노려 남에게 이기기만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강적을 만나게 된다. 경쟁하기를 유난히 좋아하거나 걸핏하면 싸움판을 벌이는 사람도 대부분 그 와 비슷한 사람 사이에서 빚어진다.

‘갈치가 갈치 꼬리를 문다’는 속담은,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를 못살게 군다는 뜻이다. 또 친족이나 친척끼리 서로 다투는 것을 빗대어 ‘쇠가 쇠를 먹고 살이 살을 먹는다.’고한다.

싸움이란 비슷한 또래 사이에서 잘 벌어진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가 그렇다. 조금만 자기를 굽히면서 비껴 갈 수도 있는 일을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래서 /채근담/은 이런 가르침을 준다.

“권세 있는 사람이 서로 겨루고, 영웅호걸이 으르렁거리는 것도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면 마치 개미가 비린내 나는 것에 모여드는 것과 같고 파리가 다투어 피를 빠는 것과 같다. 시비가 벌떼처럼 일어나고 득실이 고슴도치 바늘 서듯 해도 냉정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풀무로 금을 녹이고 물로 눈을 녹이는 것처럼 해소되기 마련이다.”

자기를 굽힐 줄 아는 사람이 이긴다. 그러나 이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강적을 만난다. 한 달여 사이 풀뿌리 권세를 놓고 경쟁하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 벌어질 것이다. 좀 더 냉철한 눈으로 보면, 양보의 미덕으로 해결되었으면 한다. 구민들 생각도 마찬가지다.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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