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단풍잎이 붉어지고 있습니다. 올 폭염을 피해 허둥지둥하던 여름철과는 달리 사람들의 표정과 발걸음은 한결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집을 나서, 범어사 산문을 들어서 매표소를 지나 언덕 밑에 앉아 조용히 책장을 넘기고 있는 사람을 만납니다. 불현 듯 그와 악수하고 싶어집니다.
그렇게 가을은 우리에게 사색과 성찰의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은 아닌지, 그렇습니다. 이 가을엔 그 동안 급히 걸어오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내 가 걸어오던 길은 어떤 길인지, 왜 이 길을 가야 하는지. 그리고 주변의 풍경은 어떠한지 한번 살펴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가을 하늘이 왜 유독 높은지 아십니까? 그건 맑고 푸른 하늘에다 자신의 사람을 한번 비춰 보라는 자연의 뜻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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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준 대기자
jun@ibk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