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단풍...청아합니다. 나는 사진을 찍은 지 꽤나 오래됐다. 햇수로 약 30년이 넘은 것 같다. 기자로 근무할 때는 사진을 별로 깊게 생각한 적이 없다. 데스크에서 기사에 적합한 사진을 사진부에 의뢰했다. 그러면 사진기자가 찍어왔다.

그런 후 신문을 제작하며 사진기자를 채용하려니 임금을 많이 요구해서 ‘내가 찍지 하며’ 사진을 찍은 게 무려 30년이 넘은 것이다. 그 후 어쩌다 공모전을 통해 사진작가협회에 가입을 했다. 그러나 장르는 거의가 보도사진이었다.

그러며, 사진이론을 익히기 위해 동아대학교에서 사진학 개론 코스를 약 1년간 배웠다. 그 후 한국사진작가협회의 보도분과 부위원장에다 부산시 문화재단 심의위원까지 했었다.

몇 년 전부터 이젠 나의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소재를 찾았다. 기획하고 남이 찍지 않은 사진을 찾아 궁리를 하다가 결국엔 요즘 들어 자연을 주제로 한 테마를 작업한다. 아래 사진들은 부산 금정산 자락 ‘범어사’에서 가을을 테마로 찍은 것들이다.

‘사진은 덧셈으로 시작해서 뺄셈으로 끝난다.’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덧셈’이란 사진을 찍을 때 가급적 많은 요소를 넣는다는 뜻이다. 반면에 ‘뺄셈’은 화면을 단순화해 추상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덧셈이 피사체에 다한 묘사와 설명이라면, 뺄셈은 상징과 표현의 개념이다.

처음 사진을 시작하면, ‘어떻게 하면 현실과 똑 같이 찍을 수 있을까?’하고 고민한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담아 그 사이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려고 한다. 이를 덧셈의 사진이라고 한다. 이는 사진을 ‘증명’또는 ‘설명’이라는 근대적인 개념에 묶어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각이 넓어지고 구도의 틀이 무너지면서 ‘그렇고 그런’ 사진이 된다.‘ 이는 초보자에게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뺄셈은 피사체를 시각적으로 단순화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이 있다. 뺄셈의 사진은 피사체를 설명할 수 있는 압축되고 정제된 어느 한 부분을 포함해 전체를 짐작하게 만든다. 상징성을 바탕으로 주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뺄셈은 추상과 비슷한 개념이다. 흔히 추상이라고 하면 대부분 모호하고 난해한 것만 떠 올린다. 그러나 추상의 사진적 의미는 ‘생각이나 모양의 핵심을 추출하는 것’이다.

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는 사람이나 사물을 주의 깊게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뺄셈은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미국의 어느 사진작가는 “자신이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충분히 가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나는 사진학을 전공하지 않았다. 그래서 제일 우리와 가까운 피사체 가을 주제로 한 단풍의 여러 모습을 범어사 주변에서 마이크로 렌즈로 담았다.

이 사진을 찍으며, 범어사 큰 스님인 석공스님과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를 역임한 김태진 선생의 조언에 다시 한번 고마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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