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이 사진은 2018.2.3일 카메라의 명기로 불리는 라이카 중형 S2를 test를 해 보러 찾아간 송정바닷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파도소리를 듣습니다. 물결이 쏴아 하고 들고 나는 자리에는 모래가 예쁜 그림을 그립니다. 그런 모래 가까이 서서 나는 바다 물결을 느낍니다. 잠깐이나 바다를 느끼다 보면 바다 물결은 또 다시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누군가 외로워서 왔을 이 바다. 그리고 이별 그 이후의 아픔을 버리려 왔던 바다에는 오늘도 그 한줌 마음들이 물결로 밀려와 그림을 그립니다. 그때 그 마음의 슬픔은 이미 슬픔의 물결은 아닙니다. 모든 것이 한 마음의 평등함을 이룬 바다에서 슬픔과 기쁨, 외로움과 따뜻함은 하나가 되어 있을 뿐입니다.

나는 왜 사람들이 바다에 와 이별의 슬픔을 던지는 지, 왜 사람들이 외로움에 고개를 묻고 바다에 와서 울어야 하는지 이제야 알 것만 같습니다. 바다는 사람의 가슴보다 더 절절하게, 그리고 사람의 목청보다 더 큰 소리로 울어주는 아량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다는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맛의 평등함을 이룬 바다는 외로움과 슬픔이 그저 작고 작은 것일 뿐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일깨워 줍니다. 바다는 내게 또 하나의 신비입니다. 그렇게 크고 넓고 깊을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뿐입니다. 바닷물을 만질 수 는 있지만, 바다를 다 알 수는 없습니다. 그 알 수 역광에 바다는 반짝이며 다가옵니다.

바다에서 눈을 감아 봅니다. 눈을 감으면 물결이 더욱 선명하게 밀려옵니다. 쏴아, 가슴을 씻고 가는 바다 파도소리를, 내 안에 쌓여 있던 무언가가 저 바다 물결소리에 씻겨 나갑니다.

가슴이 시원하게 트이는 것을 느낍니다. 바다 물결소리가 내게는 의사입니다. 막힌 가슴을 뚫어주는 명의입니다. 가슴이 답답할 때 바다에 나가 주의를 집중하면 그 물결소리가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오랜 시간 무겁게 머무르던 그 모든 상념들이 바다 물결소리에 집중하는 순간, 사라져 가는 것을 느낍니다. 바다의 물결소리를 들으면 가벼워지는 영혼의 무게, 몸이 사라지는 것 같은 이 가벼운 황홀함이 신기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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