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보면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면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글귀가 생각난다. 연꽃에 마음을 씻는다는 듯일 게다. 매해 이맘때는 어김없이 경주 안압지 연밭에 간다.

부산 두구동 톨게이트서 1시간 20분 소요되니, 새벽 4시경 출발해야 해뜨기 전에 도착한다. 고속도로 공사로 자동차 속도가 80K로 제한된 구간이 있어 여간 신경이 쓰인다.

경주 안압지 연밭은 약1천5백여평 연밭. 아침 여섯시 경 도착했는데도 주변 도로에 차 세울 데가 없다. 사진가들이 연밭 주변을 에워싸고 셔터를 눌러대는 모습이다.

올해 연밭은 주변정리가 지난해 비해 잘 된 것 같았다. 들리는 소문에는 경주시청은 애초 연밭조성 전문가를 초빙 가꾸기 시작했으나. 예산이 부족으로 그 분은 함안 연밭으로 스카웃되고 지금은 시청에서 가꾸고 있다 한다.

연꽃은 이를 때도. 질 때도 두루 좋다. 7~8월 내내 피고 지는. 여름 꽃 중의 꽃이다. 연은 더러운 개흙에서 수려하고 고결한 꽃을 피운다. 군자의 꽃이자 처염상정(處染常淨)의 꽃이다. 천한 곳이 더러워도 항상 깨끗하게 살아라. 이른다.

안압지 연꽃을 보면, 짙푸른 연잎 바다에 등불 밝히듯 홍연, 백연 들이 꽃을 피워 환하게 솟았다. 청아하면서 화려하고. 고귀하면서 농염하다. 막 밀어올린 연꽃망울은 붓 같고 촛불 같다.

부풀어 벙그러지려는 봉오리는 복숭아를 닮았다. 활짝 열어젖혀 난만한 연꽃은 그대로 천국이다.

꽃 지고 영그는 연밥도 빛깔이 제각각이다. 물감 칠한 것처럼 밝은 노랑. 해사연한 연두. 발그레한 분홍이다. 고개를 빼고 서서 성급하게 가을을 기다린다.

부부 사진가를 본다. 나란히 연꽃을 찍고는 카메라 모니터 들여다보며 서로 품평하고 조언한다. 한쪽만 사진을 찍는 부부라도 카메라 가방을 메주거나 양산을 받쳐준다.

연꽃보다 아름다운 사진감이다. (2018.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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