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에 그랬듯,
팔월 보름에도 둥근 마음으로
살갑게 모여 앉았다.

하얀 햅쌀로 송편을 빚고
나무주걱으로 오곡을 푸다 보니
그대 얼굴 꼭 닮은 저 달에서도
밥 냄새가 난다.

더운 김 한 광주리
머리에 이고 일어서니,
옥토끼가 살금살금
두레박을 내리고

살찐 달을 보듬어안은 밤하늘
행여 민망할까 봐
별들은 질끈 눈을 감는다

가진 것이 없어도
이리 풍성할 수 있다 하니,
미워할 수 없다
보름달 그대.
저작권자 © 금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