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삼월에 흐드러지게 피는 꽃, 바야흐로 진달래 축제 시즌이다.

몇 해전까지만 해도 진달래와 철쭉을 명확히 구분할 줄 몰랐다.
어느 해 봄 대견스럽게도 앙상한 가지에 진홍빛 꽃이 매달린 것을 보고
감탄했는데, 잎보다 꽃이 먼저 피었다가 꽃 지면서 비로소 잎이 나는
것으로 철쭉과 구분한다고 설명 들었다.

김소월의 시로 인해서 애절한 사랑의 눈물을 상징하기도 하는 진달래는 겉보
기에 화려한 듯 하지만 매우 서민적인 꽃이다. 옛날에 계모에게 쫓겨난 형제가
산 속을 헤매다 굶어죽었다. 두견새가 되어서 밤새 피눈물을 흘리며 울었는데
마침내 꽃이 붉어졌다는 전설이 있다.

향은 짙으나 독이 없어 우리 조상들은 진달래로 꽃 지지미를 만들어서 먹었다.
한 선비가 꽃향기로 배를 채우는 멋과 여유를 이렇게 노래했다.
개울가 큰 돌 위에 솥뚜껑 걸어 놓고/
흰가루 참기름에 꽃전 부쳐 집에 드니/
가득한 봄볕 향기가 뱃속까지 스민다.

진달래는 그 줄기를 잘라낼수록 더 많은 꽃이 핀다 하니, 탐스럽게 핀 꽃가지를 꺾어서
*여의화장(如意花杖)을 만들어도 좋겠다. 믿거나 말거나, 내가 진달래꽃으로 그의 등을
치면 그는 나를 사랑하게 된단다.

*여의화장(如意花杖): 진달래 가지를 꺾어서 만든 꽃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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