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 가며 초겨울을 부릅니다. 제주의 가을을 편지로 보냅니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제주 교래리 입구 카페에 '핑크 뮬리'가 한창 입니다.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러 온 청춘들은 우산을 함께 들고 '핑크뮬리' 카페를 찾아 줄지어 걸음을 옮기며 휴대폰를 찰칵하며 즐거움을  즐기는 모습입니다.  

'청춘, 생각만하여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민태원의 '청춘예찬'에서 빌려왔습니다.  이젠 그 청춘을 되짚어볼 뿐 그 시대는 가버렸죠.  '핑크뮬리' 외래종인데 가을이 오니 너무 예쁩니다.

그러나 가을은 가고 있는데  가을비가 내리며 아직도 여름은 지칠줄 모르며 26도를 타오르는 지열은 저녁에도 식지않고 사람들을 숨막히게 합니다. 눈부시게 번쩍이는 바다는 아직도 젊음의 광무를 부르고 있습니다.

젊은 탓인가보다. 그래서 겨울로 움직이는 시간의 수레바퀴를 들을 수 없는 가 봅니다. 그래서 어쩌다 잠을 설칠 때 뜰 한구석에서 들리는 벌레소리도 줄거운 젊음의 합창으로만 여겨 집니다.

멀지 않아 낙엽지는 초겨울이라는 예보가 감성으로 느껴집니다. 그래도 우리는 떨어지는 잎을 보기 전에는 겨울을 생각하지 못합니다. 미련 때문일까. 계절을 느끼기엔 너무나도 '오늘'을 넘기기가 가파른 고갯길이라서일까.  한라산에 첫 서리가 내려 상고대가 피었다는  뉴스가 들립니다.  계절은 어김없이 오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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