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향해 다리를 놓았습니다. 그러나 다리가 훼손되어 있어 누가 다칠가 걱정이 됩니다.

 다 부려놓고 오리라. 새벽을 뚫고 달려갔습니다. 파도가 시키는 대로 훌훌 벗어도 보고. 엄벙덤벙 살아온 시간을 첨벙첨벙 헹구어도 보았습니다. 바닷물 위로 뛰어 오르며 춤추던 숭어들이 깜짝깜짝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찌든 삶 서툰 쉼, 해를 품은 바다 너무 눈부셔, 마음의 짐은 품어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대의 외로움이 보입니다. 문득 사람이 그립습니다. 우리들이 버린 숱한 꿈들도 어디애선가 땡볕에 익어 가겠지요.  처연한 흰 손은 누굴 향한 절규인가요.

나그네는 어디에선가에서 눈을 만나 사람이 되겠지요. 그 옛날엔 화롯가에 둘러앉아 옛날얘기를 구워 먹지요. 그리움을 쓸고 계시겠지요. 지나온 시간을 밟으면 눈물 납니다.

해, 달, 별, 구름, 이슬, 안개, 눈, 나무들을 불렀습니다. 파도로, 꽃물로, 눈물로 때로는 자신의 피로 세상 일기를 썼습니다. 이제 밤새도록 걸어가 어느 잠 못 드는 영혼 곁에서 그의 풍경이 되고 싶습니다.  밤새운 빗줄기. 구석구석 낡은 탐욕 씻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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