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이 두 주나 빨리 찾아왔습니다. 아직 벼도 황색이 덜합니다. 들판이 벼도 아직 누런빛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팬데믹(pandemic), 태풍으로 우리들 마음은 편치 않다.

춘추의 필법을 빈다면 「온 나라안이 고향을 찾아 나선다고나 할까」 추석 연휴가 4일이고, 날씨도 맑고 하니 팬데믹으로 힘든 시기가 일시나마 들뜨기만도 한다. 

그렇잖아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같기만 하여라』고 반겨오던 이날이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성묘란 허울좋은 구실일 게다. 정말로 조상을 섬기자는 애틋한 마음으로 이날을 맞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그저 가을의 연휴를 즐기자 하는 마음이 더 짙을 뿐이다. 그래서 해외 여행을 떠나는 공항 소식도 마음을 씁쓸하게 한다. 얘기치 않은 불행등이 우리를 엄습했으니 잠시라도 힐링을 찾아 떠나는 것이 시류라고 보아진다.

 다시 춘추의 필법을 빌면 「어찌 나라가 불안하다」 고 표현한다. 그러나 공자라면 달리 썼을 것만 같다. ’춘추’는 공자가 썼다는 노국의 연대기다. 그것은 보통 역사책과 달리 그저 사실만을 기록한 뿐 일체 설명을 보태지 않았다

흔히 인간관계를 설명 할 때 ‘춘추의 필법’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잘못 전해진 말이다. '행간’에 참뜻을 넣은 표현방법을 말한다. 그러니까 춘추의 필법으로는 그저 「오늘이 추석이었다」고 만 해도 족할 것이다.

아니면 또 「추석을 맞아 기뻐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할는지도 모른다. 이때 기뻐한 사람이 귀향을 반기는 사람인지, 선물을 두둑이 받는 사람의 얘긴지 읽는 사람의 풀이에 따라 달라진다.

추석은 긴 팬데믹이어선지 요란스러워지기만 한다. 조상을 섬기는 마음이 가을 하늘같이 넉넉해진 두터워진 탓이라면 이처럼 반가운 일도 없다. 그러나 공자는 혹은 「오늘 도시에서도 추석이 있었다」고만 적을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 금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