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때문에 하루도 한가하게 지낼 수 없다’ ‘늙어갈수록 더 많이 견뎠고, 더 많이 잃었고, 더 할 일이 있는데’ 하고 새벽녘에 눈을 뜨면 죽음을 생각한다.

오늘 아침 휴대폰이 울렸다. ‘중시조 이묘를 합니다. 28일로 날이 잡혔으니 그렇게 아십시오.’ 사무적인 어투였다. 연락을 받고 나니 가슴이 먹먹하다.

어차피 생애 정리를 하여야 할 문제 중 하나다. 그러나 나는 중시조를 모른다. 족보(族譜)속에 인물이다. 이조시대에 ‘통정대부’란 벼슬을 한 분이다는 것을 아는 정도다. 어차피 유전적 DNA라 참석하여야 한다.

나도 그렇다. 문득 “살 시간이 많지 않다” 죽음 앞에 김동리도 ”여행을 떠나기에도 사랑하기에도? 책을 읽기에도 시간이 아깝다“고 노래했었다.

그리고 여기, ‘내게 하마 던 것들/ 알지 못하게 저질러 놓은/ 허물이며 치러야 할 몸값들, ‘벗고 갚을’ 시간도 많지 않고, 글 쓰던 버릇도 떠나보내고, 내가 나를 떠날 시간도 많지 않다고 한 시인도 있었다.

늙을수록 죽음에 다가갈수록 ‘많지 않은 것’중에 제일은 시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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