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강갑준이 전합니다. 폭설이 오기 전에 제주에 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폭설로 전 교통망이 막혔습니다. 나는 이 참에 오름을 산행할까 하고 접근했으나 설빙으로 포기하고 눈 내린 풍경을 찍었습니다.

눈 쌓인 오름과 바다를 보면서 나름대로 '눈'에 대한 감성을 몇 자 적었습니다. 

눈 내린 세상이 밝은 이유는 어두운 곳부터 하늘빛이 고이기 때문입니다. 눈 내린 세상이 따뜻한 이유는, 차갑고 낮은 곳에 하늘의 손길이 더 오래 머물기 때문입니다.

눈 내린 세상이 평화로운 이유는, 명암의 경계가 사라지지 때문입니다. 눈 내린 오름이 아름다운 이유는 하늘을 넓히기 때문입니다.

'다랑쉬 오름'의 묘한 형세는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상승감을 뿜어내는 것 이라고 봅니다.  눈쌓인 '다랑쉬 오름'은 한껏 깨끗합니다. 움푹파인 분화구를 생각하면 하늘을 찌르고 오르는 형세입니다. 

 4-3사건으로 '다랑쉬 마을'이 사라지고, 굴 속에 가족들이 숨어 있는 곳에 폭도들이 불을 지펴 전 가족이 참변을 당한 곳, 지금 그 일대는 관광지로 탈바꿈하며 길을 포장하고 도가 많은 토지를 매입해 관광지화 한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이런 것 다 빼고 '다랑쉬 오름'은 좀 가파르지만 정상에 오르면 제주 동부 성산일출봉, 우도, 시흥리 등 등 빼어난 곳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도 몇번 올랐는데 지금은 나이가 들어 마음만 있지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러나 둘레길엔 동백나무, 축백나무 등을 심어 1시간 코스로 한라산을 조망할수 있어 가슴이 뻥 뚫리곤 합니다. 도심에서 힘든 일상을 벗어나 찾을 수 있는 곳 입니다. 머리 속의 생각을 다 버리고 걷고 보고 생각하며 하루를 쉴 수 있는 좋은 걷기 코스입니다.

이 사진은 폭설이 내린 23일 오후에 찍은 것입니다. 제주를 다니지만 이런 폭설은 처음 인것 같습니다.  저와 깊은 사연이 있는 '용눈이 오름'을 약 18년에 걸쳐 사계절을 찍었지만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 동부쪽은 처음입니다.

*일출봉 위로 구름이 두둥실...
*일출봉 위로 구름이 두둥실...

또 성산일출봉의 이런 풍광도 처음입니다. 성산일출봉이라면 어디서 본듯한 사진들이 많은데 눈내린 풍광은 아주 아주 좋았습니다. 환희를 느꼈습니다. 

금정신문을 여는 독자여러분,

며칠 남지 않은 이 해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다들 건강하기를 기원드립니다. 다음에 재미있는 사진으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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