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천에 버들 강아지가 봄을 시샘하듯 방긋 웃고 있다.(2023. 1월17일)
*온천천에 버들 강아지가 봄을 시샘하듯 방긋 웃고 있다.(2023. 1월17일)

 2023년의 새해가 밝아오른지 어느새 20여일이 지났다.1년의 근 12분의 1이 지난 셈이다. 아무 한 일도 없이 이럴게 생각하면 어쩐지 허전한 생각이 든다.

그런 한 해의 12분의 1이 어느새 흘렀다. 새삼 덧없는 세월의 흐름을 의식하게 된다. 한 해가 좀 더 길수는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회의 ‘템보’가 빨라질수록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감각도 날카로워진다.

시간을 아껴 쓴다고 마냥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시간을 뭣에 쓰느냐는 게 사실은 더욱 소중한 일이다. 그러나 역시 시간은 모자라는 편보다 남는 편이 마음이라도 즐겁다.

언제나 한 해가 저물어 갈 때 마다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흘려버린 한 해를 못내 서운히 여긴다. 언제나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누구나 기뻐한다. 무슨 일이라도 다 할 수 있을 만큼 시간이 충분한 듯이 기뻐한다.

구정(舊正)을 맞는다. 코로나와 경제 탓인지 거리의 풍경은 조금도 예처럼 들떠 있지 않다. 그러나 새해가 한 달 전 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면? 뭔가 마음이 거뜬해진다. 시간을 번 것 만 같은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의 세시기(歲時記)를 보면 정월의 세시풍속(歲時風俗)은 으레 세배(歲拜)와 차례에서 시작된다. 그런 ‘애친경장(愛親敬長)’ 과 ‘숭보보근(崇祖保根)’의 정신은 한 해에 두 번이 아니라 열 번도 있음직하다.

더구나 오늘의 속된 도시생활 속에서 마음 다소곳이 선조(先祖)를 공경하고, 또 흐뭇한 선린(善隣)의 정(情)을 나누는 행사는 아름답기까지 하다. 구정(舊正)의 뜻은 이런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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