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우선 사진부터 설명합니다. 제주 한라산 겨울입니다. 2015년 2월, 무척 추웠습니다. 그 때는 젊었으니까요, 용기를 내어 지인과 함께 산행을 하고 윗세오름 산장에서 일 주일간 이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렸습니다. 이젠 늙어갈수가 없죠. 그땐 한라산 가는 용기가 어떻게 ? 한라산 설경은 정말 천국이었습니다. 마지막 여행으로 한번 가볼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

# 내게 고마웠던 이들의 이름을 떠 올리며 나는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살아가면서 내가 바라는 한 가지는 나로 인해 마음 아픈 사람이 없고,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살다보면 때로 마음이 상할 수도 있고 오해가 있을 수도 있고, 의견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마음에는 우울함이 내려앉습니다.

 이해와 배려와 세심한 주의가 부족한 탓에 다가온 것들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더 많이 이해하고 배려해아 합니다. 그러나 이해와 배려는 그렇게 쉽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나’라는 생각을 비운 자리에 찾아오는 것입니다. 그냥 듣고, 그리고 그냥 이해하면 되는데 우린 그것이 참 안됩니다.

‘나’라는 생각이 있기에 그냥 듣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됩니다. 얼마를 살아야 ‘나’라는 생각이 지워질까요.

# 살아 있다는 것이 물방울 같습니다. 톡 하고 터지면, 사라지는 물방울 같이 우리들 삶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있던 사람이 오늘 없고 낮에 정담을 나누었던 사람이 저녁에는 없습니다. 어디 갔나 찾아보면 그 간 곳을 알 수도 없습니다. 이런 삶에 과연 무엇을 기뻐하고 무엇을 슬퍼할 수가 있겠습니까.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처럼 무상한 인생인데, 우리 자유의 노래를 잊은 채 너무 옹졸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살지 않으면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공포와 집착으로 얼룩진 시간은 우리들에게 그 어떤 밝은 길도 약속해 주지 않습니다. 언제 어느 순간에도, 그냥 웃으며 떠날 수 있게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본래 공한 생명의 도리를 깨닫고 그 진리대로 살아가야만 합니다. 텅 빈 마음에는 모든 것이 긍정이고 희망이지만, 욕탐이 자리한 마음에는 모든 것이 부정이고 절망이 됩니다. 텅 빈 마음에는 죽음까지도 희망입니다.

집착을 버리고 사는 것이 자유롭게 가는 길이라는 진리를 늘 가슴에 앉고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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