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산 시흥 광치기 초입 해변(1일 아침 작업)
*제주 성산 시흥 광치기 초입 해변(1일 아침 작업)

시인은 허풍을 잘 떤다. 『5월이란 젊음과 사랑과 노래와 그리고 삶 중에서 아름다운 모든 것들을 뜻한다.』 이렇게 노래한 「롱펠로」도 허풍장이였나보다. 그렇치 않으면 「롱펠로」시절의 5월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던 모양이다. 

'찔레꽃 만발하니 적은 가물 없을 소냐. 이때를 승시하여 나 할 일 생각하소.'

이렇게 꽃을 보고도 가뭄 걱정을 하게 되던 것은 험상스런 우리네 자연의 탓이었는지, 또는 웃음보다 눈물로 지새우는 시간이 더 많았던 버릇에서 나온 것인지, 알뜰하고 근면해서만은 아니다.

「롱펠로」에게는 5월이란 마냥 즐겁고 아름답게만 보였는가보다. 정말 그랬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네 옛 5월도 혹은 노래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어쩌면 흘러가는 물결처럼 자연과 삶에 거역하지 않는 사람의 체념에 잠긴 눈에 비친 아름다움이자 노래였는지도 모른다.

5월은 신록의 달이라고들 한다. 나무에서 새가지가 나고 새 잎이 나고 새 풀이 들을 덮는 게 5월이다. 신록의 달이라고 부를 만도 하다. 그러나 우리 눈에는 이제 좀처럼 신록이 보이지 않는다. 정말 신록이 없기 때문일까.

아무리 5월이 즐겁고 아름다운 달이라고 목 놓아 노래를 불러도 듣는 사람이 있어야만 한다. 지금은 합창의 시대, 즐거움이나 슬픔이나 나누어 가져야 하는 때이다. 5월의 노래가 모든 사람들 마음속에서 메아리칠 때를 우리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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