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에 담긴 ‘용눈이오름’은 신비롭고 아른하며, 먼 듯 가깝고, 속세이면서 피안과 같은 모습이다.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움. 흡사 여성이 곡선처럼 부드러운 지형이 온통 초록색으로 물들어 있다. 구름사이로 내리 비치는 햇빛이 그 위를 쓰다듬을 때면 극장에 나 홀로 와 있는 기분마저 든다. 불가사의한 정적이 감돈다.

‘용눈이’의 바람이 내 몸 어딘가에 스며들고 있다는 느낌을 지을 수 없었다. ‘용눈이오름’의 거친 바람이 내개 에너지를 준 것이다. 그 에너지로 나는 글을 쓸 수 있었다.

‘바람이여, 고마웠네.’ 라고 인사하고 싶어진다.

‘용눈이오름’ 자락엔 나의 증조모가 묻혔고, 손자봉 옆에는 증조부가 묻혀 있어 더욱 정이 가는 곳이다. 그래서 오브제가 ‘용눈이오름’이었다.

사진은 2005년 찍은 것이다. 이제는 민둥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지 않고 있다. 탐방객 훼손으로 휴식년제가 실시되고 있다. 아마도 가을 쯤이면 해제가 될 상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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