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룡 유회(亢龍有悔)란 말이 있습니다. 지나치게 높이 올라간 용은 뉘우치게 된다는 뜻으로, 자기 분수에 넘치게 존귀함을 구하게 되면 실패한다는 말로 쓰인다. 이 글귀를 빌려쓴다.

또 ‘묘시 파리(䏚視 跛履)란 말도 있다. 애꾸눈이 환히 보려고 하고 절름발이가 먼 길을 가려 한다는 뜻으로, 분외(分外)의 일을 하려고 하다가는 오히려 화(禍)를 부르게 된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길에는 분수라는 것이 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기 몫의 그릇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말일 것이다.

분수라는 말을 ‘국서사전’에서는 타고난 운수라고 풀이하며 제몸에 알맞은 분한(分限)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또 사물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라고까지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타고난 운수가 있다는 식의 한계를 그어 두는 것은 크게 잘못이 아닐 수 없다. 분수를 지키라는 말은 스스로의 한계점을 설정해 두라는 말이 아니다. 모든 일에 있어서 지나치지 않고 알맞게 행동해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뜻일 뿐이다.

삶은 움직임 속에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라도 과격하지 말라. 과로(過勞)하지 말 것이며. 과묵(寡黙)하지 말라. 과념(過念)하지 말 것이며, 과용하지 말라. 과민(過敏)하지 말고 과취(過醉)하지 말라. 모든 일에는 지나치지 않고 알맞게 행동하는 것이 분수를 지키는 일이다.

저작권자 © 금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