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숲에 들어가 생각을 모두 풀어 버리고 그냥 망가지고 싶습니다. 끌고 온 고통도 껍질 벗겨 쪽물든 가을 볕에 말리고 싶습니다. 헌데 구름이 느닷없이 내려와 산과 들과 마을을 비질합니다.

그러나 저 소나기도 가을 속의 쓸쓸함을 쓸러 가진 못합니다. 가을이 깊어 갈 수록 아품 떨구고 벌거벗은 당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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