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뇌면 ‘그리운 사람’이 먼저 더 그리워지는 계절, 단풍(丹楓)곱던 플라타너스(platanus) 이파리가 발끝에 와 버석거리면 오가던 옛 사랑과 마주 칠 것만 같다. 다시 서로 먼 길 떠난대도 이승의 기록에서 그리운 사람을 다만 한 번이라도 만나면 오죽 좋으랴.

이 가을날!

그리움이 없이야 어이 살 수 있으랴. 살아가며 꼭 한번은 만나고 싶은 사람, 우연히 정말 우연히 만날 수 있다면 물다든 가로수 잎처럼 나 세상에 붙어 잔바람에 간당대면 매달려 있지만 그래도 그리움 없이야 어리 살수 있으랴.

 ‘어이, 정치(政治)말도 마소. 사회가 싸늘하니 경제가 얼어붙는다, 정치 잘못입니다. 물론 세계경제 탓도 크지요. 이런 싸늘함이 정치권, 권력층 주변에 꽉 들어차 있습니다.

생각납니다.

법정(法頂) 스님의 귀한 말씀이...

‘늘 지금, 여기’를 강조했던 생전의 법정스님은 노년에 강원도 산골에 살면서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 나와 법회를 하면서 법문 마지막을 이렇게 끝내곤 했다.

“내말은 이걸로 끝났으니, 나머지는 저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자연에 들으시라.” 보지 않던 것과 듣지 않던 것에도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을 열고 주변을 살펴볼 계절이다. 이 가을, 우리주변의 작은 아름다움과 행복이 성큼 다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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