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이 글을 씁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쓸쓸한 일이라고 합니다. 기력도 떨어지고 기억력도 사라지고 그리고 그에 따라 사람들도 하나 둘 곁을 떠나고,

 나이가 들면 그냥 혼자 덩그러니 남겨지는 것이 인생입니다. 어떤 이는 이것을 외로움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이것을 고통이라고도 합니다. 그 고통과 쓸쓸함을 감내 하지 못하고 어떤 이는 또 일찍 세상과의 인연을 스스로 끊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면 인연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져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남아서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함께하는 많은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밤 하늘의 별이 그렇고, 때가 되면 피어나는 꽃들과 하늘의 햇살 역시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바람과 강물과 저 바다가 어찌 우리가 늙었다고 거부하고 자리를 뜨겠습니까. 법당의 부처님은 우리가 나이들수록 더 자상하게 미소짓고 계시지 않습니까.

 사라진 것은 그리워하기 보다는 지금 내 곁에 있는 것을 사랑하며 살 일입니다. 그러면 나이가 들어도 우린 많은 것들과 함께하고 행복한 노인이 되어갈 것입니다.

 따뜻하게 저물어 가는 시간을 위하여 오늘도 나는 마음을 모으고 기도합니다.

저작권자 © 금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