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4일 “이번 22대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마포을 공천을 시사한 지 18일 만이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말하며 “숙고 끝에 내린 저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제 결심”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또한 서울 마포을 선거구를 포함한 4·10 총선 승리를 위해 비상대책위원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자리에서 “국민의힘의 김경율과 민주당의 정청래 (중) 누가 진짜인가”라며 김 위원 공천을 시사한 바 있다.
김 위원 불출마 선언 배경엔 김 위원이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요구한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김 위원은 지난달 17일 JTBC 유튜브 방송에서 “경중을 따지자면 디올백은 심각한 사건”이라며 “사과를 대통령이든 영부인이든, 표명하는 게 국민들의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혁명 촉발 원인으로 마리 앙투아네트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이 지난달 19일 기자들에게 명품백 의혹 관련 “전후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저도 생각한다”고 말한 뒤 혼란이 커졌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달 21일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는데,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분석됐다. 한때 한 위원장이 당 시스템 공천 방침과 어긋나는 ‘사천’ 가능성을 내비쳐 대통령실과 엇박자를 냈다는 진단이 나왔으나, 사태 전개를 보면 김 여사라는 ‘역린’을 건드린 여파였다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