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 깃든 모래밭에 아주 작은 길이 보인다.
쪼그리고 앉아 누가 가는 길인지 살펴본다.

동그스럼한 조개 하나가
아주 굼뜨게 움직이고 있다.

뾰족한 침으로 어릴때 재미삼아 파먹던 그 고동이
그렇게 살아서 길을 가고 있는 걸 처음 봤다.

구비구비 길을 만들며 살아가는 생명체라는걸
오늘에야 처음 알았다.
내가 바보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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