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노래한 시인이 있었다. 현란한 꽃들은 이제 서서히 미소를 감추고 모든 나무들은 초록의 옷을 갈아입는다. 똑같은 계절의 회전이지만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연연히 새롭다. 침묵과 회색의 계절이면 꽃이 피는 새봄을 생각한다.

어느 날 그 꽃이 지고 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새싹, 새잎들이 터져 나온다. 분수처럼 합창처럼 생명이 약동한다. 잎사귀마다 맑은 광채로 눈이 부시다. 그 여릿한 빛깔들, 그 티 없는 순수, 5월이 계절이 여왕인 것은 바로 이런 자연의 경이로움 때문이리라.

우리 시인들은 누구나 5월의 시(詩)를 읊조리면서 꽃을 노래하고 있다. ‘부산’의 기후는 제주 보다는 좀 늦은 것 같다. 한낮의 대부분이 아직도 10~12도 머물러 있다. 그런가 하면 가까운 경주는 5월은 꽃의 구름다리를 지난 초록을 구가한다. 달콤한 유채꽃 향기를 벗어나 미더운 녹색으로 왕릉과 들의 채색된다. 거리마다 소풍가는 초등학생들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부산엔 풍성한 자연이 없는 것이 못내 안타깝다. 부산 어린이들은 어느 지방보다 그 옹색한 자연과 메마른 풍경으로 겨우 5월을 맞아야 한다.

그래서 요즘 부산의 ‘아스팔트’길 한 모퉁이에도 몇 년 전부터 자연들이 가꾸어지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걱정은 있다. 언젠가는  또 부산녹지대들을 개발이란 미명아래 ‘불도저’로 밀어 낼 것이다. 자연의 없는 도시의 건설은 차라리 하나의 괴물 같기나 한 것을 관계자들은 알기나 하는 걸까.

가까운 일본의 경우 50년 전부터 도시의 녹지대를 입체화하기 시작했었다. 그 좁은 평면에 자연을 돋보이게 하기위해 흙을 돋우어 면적을 넓힌 것이다. 계절이 와도 그 계절이 지나가도 소리나 흔적조차 없는 도시의 침묵, 이것은 오히려 모든 사람들의 정신까지도 쇠붙이처럼 차갑고 비정하게 만드는 것 같다. 소음과 숨 막히는 대기와 공연한 초조와 눈 깜짝할 사이에 앞을 막는 자동차의 대열들,

우리의 환경건설은 무엇보다 앞서 자연을 다시 초대하는 설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 같다. 길은 넓어도 가로수는 해마다 주눅이 들어있으며 ‘아파트’는 빼죽이 서 있어도 오히려 그 회색은 우리의 시선을 삭막하게 해준다.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으면서 초록은 먼 산하에서나 배회하고 있다. 그 멀고 먼 자연을 우리의 일상에 맞아들이는 청사진은 없을까. 5월을 맞이하며  무색한 우리의 환경 우리의 나날이 새삼 모래알처럼 느껴진다.

이제 지방선거 40여일을 앞두고 있다. 시끌벅적 할 것이다. 올바른 지방일꾼, 나를 대신할 정말 도덕적이고 건강한 정신의 참 일꾼들을 뽑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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