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를 치루고 난후 느낀 소감입니다. 사람이 어떤 자리에 앉았다 훨훨 털고 일어서지 못하는 까닭은 그 자리에 대한 욕심과 미련 때문일 것 입니다. 적당한 욕심은 한 평범한 인간에게 적당한 자극을 주어 필요한 활동을 힘차게 전개케 하는 원동력이 되지만, 지나친 욕심은 사람에게 때 아닌 죽음을 강요하는 독약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한 자리 하는 능력도 능력이지만, 적당한 때 그 자리에서 물러날 줄 아는 그 능력은 더 대단한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무리 그 자리에 앉아 큰 공을 세웠어도 뒤끝이 안 좋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런데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어째서 떠나는 용기, 물러서는 지혜를 갖추지 못 하였는고!

남들이 떠나지 말라고 붙잡는데 떠나고, 남들이 물러서선 안 된다고 말리는데 물러서서 결국 망했다는 사람을 일찍이 본 일이 있습니까?  그 반대의 경우는 허다하지만, 미련 없이 물러앉았기 때문에 봉변당한 사람은 역사에 한사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흐르는 시간, 그어진 공간- 그것이 알고 보면 덧없는 것인데, 점에 지나지 않은 시간과 공간의 좁은 무대 위에서 만리장성을 쌓으려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보면서 늘 걱정해왔습니다.  이번선거에도 그런 결과가 나와 마음이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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