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럽습니다.
전화 두통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말해 기분이 나쁩니다. 내가 왜 그런 일에 거론 되나하니 글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불쾌 합니다. 그 일 근원은 본인이 알 것 아닙니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말하기조차 낯 뜨거운 일입니다.

기자란 직업으로 약 30여년을 살아왔습니다. 올 초부터 ‘사람이 바꿔야 민심이 변한다.’는 칼럼 몇 편 썼습니다. 그 반응은 놀라웠습니다. 전화를 하는 분, 그 내용에 토를 다는 분들, 기분이 묘했습니다. 지역이 취재원이다 보니, 정치를 하는 분이나 유지 분들도 호형호재(呼兄呼弟)하는 분들로 솔직히 힘들 때가 많습니다. 다 인연이란 끈으로 이렇게 저렇게 이어져 있는데, 불리한 기사가 나가면 온통 욕바가지를 먹고 삽니다.

저도 기자이기전 인간이라 상식선에서 그분들에 대한 직설적(直說的)인 인물평은 삼가고 있습니다. 간혹 이야기꺼리는 공인(公人)으로써 살짝 가십 수준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곤 합니다. 그러나 그게 어떻게 된 것인지, 일파만파(一波萬波) 여론화되어 곤혹을 치룰 때도 있습니다. ‘그리 써놓고 딴 소리를 하느냐?’ 따지는 통에 할 말을 잃을 때가 있습니다. 희끗희끗한 나이에 지역정가를 살피다 보니, 반감(反感)을 갖고 있는 분 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전화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요지는 대충 이렇습니다. 첫 전화는 불쑥, 내뱉는 말이 ‘왜 나를 씹고 다니느냐?’ 격앙된 목소리였습니다. 말문이 막혔습니다. 나는 말했습니다. ‘나 이야기가 아니고, 들리는 말입니다.’ 고 하니 대뜸 ‘전화기에 녹음한다.’ 엄포를 놓습니다. 또 한통은 모 위원회에 추천한 사람이 없는데? 운운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일이야, 그 주체에서 능력 있는 분을 뽑은 것이, 어떻게 보면 혹 그분이 추천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 그런 소문인 것 같다’ 고 말했습니다. 기자가 취재를 하다보면 정보가 부정확한 정보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정보 언저리엔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가 많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떤 과정이든 오해의 소지는 본인들 자신에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하는 가운데 ‘철들면 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 역설이지만 철들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말입니다. 깨닫는 것은 철드는 일입니다.

전화를 한 분에게 말합니다. 내 나이 70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조그만 신문에 글을 쓰고 있으니, 그쯤이야 하는 생각인지 모르지만, 대놓고 말하는 것 기분이 상합니다. ‘겨울은 내 머릿속에 있고, 봄은 내 가슴속에 있습니다.’

글을 쓰다보면 헛 정보도 많습니다. 잘 알고 있는 일 아닙니까. 그런 일 가지고 심드렁한 마음을 전하면 지금까지 쌓였던 인연의 고리가 다 끊어집니다. 저 비난받을 일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윤리의식도 있습니다. ‘그럴 것이다’는 단정적인 평가는 하지 마십시오. 세상일이란 게 기자를 하다 보니 눈에 보입니다. ‘버릇’이라는 건 참 묘합니다.

한마디 더하면,
세월이 갈수록 점점 인간세상이 TV에서 나오는 ‘동물의 왕국’에서 먹고 먹히는 하이에나나 임팔라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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