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게 최고의 보람은 업무에 대한 자기만족도 있겠지만, 단연 승진을 꼽을 것이다. 승진이란 하위직에서 상위 직급 또는 상위 계급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하며 책임의 증대와 함께 보수의 증액도 뒤따른다.

승진은 공무원의 동기를 유발하고 사기를 진작시키는 수단이 된다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므로 투명하고 합리적인 승진제도를 확립하고, 유능한 인력을 능력과 형평에 따라 고르게 발탁하는 것이 공무원 조직을 건실하게 운용하는 필수 조건이다.

이러한 풍토에서 공무원은 국가에 헌신과 충성을, 국민에게는 정직과 봉사를, 직무에는 창의와 책임을, 직장에는 경애와 신의를, 생활에는 청렴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 그렇지만 인사의 균형과 형평이 깨지고 승진이 공정하지 못한 경우, 일방적으로 공무원들에게만 ‘공무원신조’를 강조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우리구 공무원들 사이에 “승진하려면 기획감사실이나 총무과로 들어 가야한다.”는 말이 정설로 되어 있다. 대부분 승진이 이들 특정부서 근무자들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들 부서에 들어가면 근평도 좋아지고, 인사권자인 구청장과 한번이라도 더 눈을 마주칠 수 있으며, 힘 있는(?) 상급자가 위에서 끌어주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무원 조직내에 라인과 인맥이 형성되고, 어떤 공무원은 기피부서를 거치지 않고 소위 노른자부서에 근무하면서 승진이 빠른가 하면, 어떤 공무원은 밤낮없이 사업부서에서 일을 해도 승진순위가 점차 밀려 어깨가 처져있다.

승진이 밀리면 공무원은 보람도,  자기 만족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처음에는 본분을 지키며 열심히 일했던 공무원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승진을 위해 본분보다는 징계를 피하는 방향에서 복지부동으로 적당히 근무하다 선을 대어 특정부서로 이동하려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

우리 구에는 의회사무국과 17개 실과 및 17개 동에 7백여명의 공무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7백여명의 공무원 가운데 기획감사실과 총무과에 근무하는 공무원은 70명도 되지 않는다.
공무원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려면 7백여명 모두가 맡은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고, 자기분야에서 성실히 업무를 수행했을 경우, 그에 따른 타당한 보상이 있어야 하는데 승진이 특정부서 위주로 이뤄진다면 어느 공무원이 열심히 일하려 하겠는가?

지난 1일자 인사는 소폭이었지만, 연말 정기인사에 승진과 자리 이동만큼은 특정 부서와 기피부서 상호간 순환보직제를 실시하고, 차기 승진 예정자를 격무 부서로 보내 능력을 검증하는 방향으로 시행해야 한다.

또 특정부서를 바라보며 사기가 저하되는 힘없는 공무원들을 위해 특정부서 근무자의 기한내 승진 금지와 연이은 승진금지를 제도화하고 모든 부서에서 고르게 승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현행 근평제도도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원정희 구청장은 지역사정에 밝은 분이다. 그리고 금정구 박사라는 애칭이 말해주듯, 지역발전에 온 힘을 쏟을 분이다. 원 구청장은 진심을 담아 “앞으로 4년간, 초심을 잃지 않고 혼신의 노력을 다해 새로운 금정 100년의 초석을 튼튼하게 다져 놓겠다.”고 본 기자를 만났을 때 다짐했다.

금정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공무원의 마인드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향후 인사에서는 일 잘하는 공무원이 접대 잘하는 공무원에 밀려서도 안 되고, 노른자 부서로만 전전하는 공무원도 색출돼야 하며, 더 이상 조직 내에 라인이 있다는 말도 들리지 않기 바란다. 원정희 구청장을 믿는다.
저작권자 © 금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