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권 ‘2인자’인 이재오 전 의원이 7·28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뉴스메이커로 등장하더니, 8일 개각엔 청와대-정부-당을 조율하는 특임장관에 발탁, 실세임을 드러내 국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금정 지역정가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2년 뒤 한나라당 국회의원 공천 때의 영향력도 주목되는 부분. 지역정가도 보궐선거-장관 임명 순으로 수직상승한 그의 입지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 은평을 보궐 선거에 금정구 알만한 분들이 서울에 올라가 선거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야기도 예사롭지 않다.

이재오 국회의원을 금정구와 왜 연관시키나? 이유를 하나하나 짚어본다. 금정구엔 아직도 그를 둘러싼 지역정치인들이 일부 존재한다.  핵심은 이재오 국회의원이 다음 국회의원 공천에 관여할까?, 또 힘이 있을까? 하는 점인데, 이는 9일자 ‘조선일보’에 한나라당 지도부의 한 위원이 한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번 개각은 사실상 이재오를 위한 개각 아니냐. 이의원은 어차피 어디서 무얼 하든 ‘2인자’ 꼬리표가 따라 다닐 텐데, 그럴 바에야 차라리 걸맞은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역할을 하라는 대통령의 뜻이 담긴 것 같다. ” 고 지적했다. 그것은 바로 실세임을 말하는 것이고, 또 그와 같이 마음을 섞고 있는 또 다른 금정 지역정치인들은 이를 희망으로 삼고 싶을 것이다.

이재오 국회의원은 금정구와 관련이 있는 인물이다. 박승환 전 국회의원과의 친분 또한  국민인권 위원장으로 남산동을 방문하여 민원을 해결하면서 뉴스의 초점이 되기도 했었다. 또, 이명박 대통령 선거유세때도 구서동 ‘이마트’ 앞에서 쉰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고 지지를 호소한 ‘왕의 남자’이다. 그것뿐 아니다. 금정산을 금정구에 가까운 인사들과 등산한 일이 있는가 하면, 구서동 모 음식점에는 벽에다 글로 다녀간 흔적을 뚜렷이 남겨 놓기도 했다. 그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숨쉬는 것 같다고나 할까?

지난 총선 공천 때 김세연 국회의원과 박승환 전 국회의원의 공천 과정에서 일정부분 역할을 했다는 설도 지역정가에 파다했었다. 사실인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지역정가에서는 두사람 모두 4대강 전도사로서 세트처럼 활동했던 친분을 염두에 두고, 한쪽으로 추가 기울었으리라 짐작했다.  당시 이의원은 MB의 4대강 사업추진을 주장하며 자전거로 낙동강을 순회하며 국민 홍보에 열심이었다. 박승환 전의원도  4대강 사업추진 정당성에 대한 TV 토론을 하면서 이재오 의원과 행동을 같이 해왔다. 두 사람은 총선에 낙선했고, 이재오 전 의원은 국민권익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뒀다. 하지만 정계복귀는 시간과 방법의 문제였고 재보궐선거를 통해 다시 부활했다. 박 전의원도 낙선 후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에 발탁됐다.

이재오 의원의 부활은 금정구 권력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이 의원이 권력의 언저리에 머무는 것과 태풍의 핵이 되는 것, 금정구와 전혀 별개로 떼놓고 생각되지 않는다.  따라서 2년 후 국회의원 공천을 놓고 강한 회오리 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너무 앞서가는 것일까? 현 국회의원과 라이벌로 뚜렷하게 각을 세울 인물의 입지가 탄탄(?)해지는 것 또한 정치요,  경쟁의 시대에 누가 뭐라 할 수 없다. 다만 도미노처럼 덩달아 요동치는 지역정가는 걱정스럽다.  벌써 그런 권력의 틈새에서 목을 곧추 세운 분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노골적으로 들린다. 그것뿐 아니다. 모씨가 조직의 강화를 위해 산행을 한다는 이야기도 그럴 듯하게 들린다. 선거를 위해선 산행모임만 한 게 없다.

정치란 것이 묘한 것이라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권력을 향한 인간 욕망은 끝이 없지만 욕망의 뒤끝 역시 허망하다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물론 머리론 알아도 마음이 접어지지 않으니 이 또한 인간이기 때문임을 눈 앞에서 자주 목격해왔다. 필자는 그런 매력적인 권력(?)을 얻고자 혹은 유지하는 데 소모되는 시간과 노력을 본다. 어느 땐 그런 노력 끝에 거머쥔 권력의 양태에 대한 동정이 생길 정도다.  낙오자들이 조금의 디딤돌이라도 밟고 다시 일어서려는 함도 그런 연장선에 있다.  

아직까지 한국에서의 정치란 정치인 본연의 임무나 함량에 대한 평가보다 ‘줄서기’나 ‘계파’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언제나 순진한 생각이라 치부되지만, 정치란 내자리를 더욱 굳게 하기 위해서, 분풀이를 하기 위한 ‘니편 내편 놀이’ 수준을 벗어나야 된다고 믿고있다. 이재오 의원의 부활로 금정에선 고려해야할 제3의 요소가 생겼다. 일차적으론 지방선거에서 희망을 봤으니 다음 총선에선 편가르기 판이 아닌 업그레이드 되는 단계를 기대했는데  전망이 흐려졌다는 것. 이차적으론 지난 총선에서 민심과 이반되는 공천을 겪은 기억도 오버랩된다. 과연 기우일까?  다음 총선에서 한국 정치는, 지역 정치는 어떻게 진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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