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밤 바다에 갔습니다. 은모래를 밟으며 마음에까지 들어왔다 나가는 파도소리를 들었습니다. 파도소리가 마음에 들고 날 때마다 내 마음의 앙금들이 씻겨 나가는 것을 느겼습니다. 파도는 내 마음을 씻고 내 마음은 파도를 따라 어두운 바다를 향해 걸음을 옮겼습니다.

  내 마음이 스산할 때마다 파도소리 처럼 다가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와 함께 있으면 삶의 고뇌가 사라지고 삶의 행간을 읽게 되고는 했습니다. 그는 가난하지만 넉넉했고 그는 고됐지만 웃었고 그는 가장 정서적으로 풍요로웠습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살지만 그는 행복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내게 일깨워 주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많은것을 가진 사람인가를, 그리고 내가 지금 얼마나 편한 삶을 사는지 일깨워 주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나는 그의 음성과 웃음을 봅니다. 그는 멀리 있지만 밤 바다를 달려와 파도소리가 되어 내게 다가 옵니다.

 누군가와 항상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현존이 아니어도 가능하다는 것을 그를 통해 봅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항상 함께 하는것 이것이 전정한 그리움이라고 나는 밤 바다에서 배웁니다. 쏴아아, 파도는 왔다가 다시 내 가슴에 그리움의 노래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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