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갑준 칼럼"

원정희 구청장의 민선 5기, 1년이 지났다. 그리고 앞으로 3년 임기가 남았다. 1년 동안 원 구청장이 금정구에 기여한 일을 가려 보면, 예산 관계상 ‘아! 이거다’ 할 만큼의 대규모 사업이 시작된 것은 없다. 그보다 지역 주민들을  만나 대화하고, 2년차 구정을 위해 구상한 시기라 본다.

그래도 실적이라면 어느 구청장이어도 당연한 할 일을 제외하면, 웰빙길 조성, 이런 사업을 꼽을 수 있다.  또 현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원 청장의 행보는 지금 당장 보단 미래에 훨씬 더 나은 금정구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게하는 부분도 있다.

원 구청장의 1년,  ‘풍악 소리만 요란할 뿐 먹을 것 없는 잔치’는 아니었는지 구청 내부부터 돌아보고자 한다.

원 구청장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주변에 충신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청장들과 비교해봐도 그렇다.  직언을 할 수 있는 충신, 구청장의 의도에 반발이 생기더라도 추진력이 될 수 있는 원동력 역할을 할 충신이 필요하다.  원 청장의 구정이  무색무취하고,  색깔이 드러나지  않는 점도 이와 관련이 깊다.

구청장의 취임 후 1년을 지켜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공무원들이 지나치게 말을 아끼고 있다고 본다. 자칫 구청장의 생각이나 의도에 반하는 말을 했다가는 미운 털이 박힐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소통이 되지 않고 일방통행으로 간다는 것은 참으로 갑갑한 일이며 비생산적인 노릇이다.

구청장이 지시하는 것은 따라야하고 반대 의견을 개진할 경우 하급 부서로 전출을 감수해야 하기에 공무원들은 서서히 ‘예스맨’이 되어 가고 있다.  민선시대가 계속될 수록 이런 경향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부지런한 원 구청장의 금정구를 사랑하는 충정은 누구보다 강하지만, 때론 간교한 이들의 입놀림에 현혹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를 감안한다면, 원 구청장은 좀 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고, 반대 의견을 포용할 수 있는 ‘큰 귀와 넓은 가슴’을 지녀야 한다.  정보를 들을 수 있는 채널을 다양하게 열어놓아야 한다는 소리다.

지금까지 아웃사이더에 있는 분(?)들의 얄팍한 노림수도 있을 수 있다. 구청장은 과거부터 쌓아온  ‘인간 원정희’라는 초심을 잃지 말고, 영원한 금정 인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행동해야 한다.  또 밖에서 그를 지지해왔던 이들도  형 동생이였던 친분을 이용(?),  인사자리에 구청장을 불러 생색내는 일들은 이제 자중할 때가 됐다.  

현장을 가까이 하는 것도, 많은 주민들을 만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청장으로서 "생각할 시간"조차 부족하고, 지척에서 보기에도 피로감이 쌓일 정도의 일정을 수행하는 것은 "방향성"을 잃게 만들 수 있다.  주변에서 걱정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인지 안타깝다.

공무원의 경우는 또 어떤가.  원 구청장은 제왕이 아니라 선출직 기초자치 단체장이다. 과거에 왕도정치에서는 나라와 임금을 위해 충언을 했다가 삭탈관직을 당하거나, 귀향을 가거나, 역적으로 몰려 삼족이 멸문지화를 당하는 사례도 있었으며, 이를 감수하고도 직언을 하는 충신도 있었다.

기초자치 단체장에게 직언을 했다고 삭탈관직이 되겠는가, 멸문지화를 당하겠는가? 잘 해야 한직으로 물러나는 귀향이겠지만 관직은 그대로 아닌가? 비굴한 과장자리를 유지하느니, 차라리 떳떳한 동장이 어떨지….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공직사회가 술렁일 것이다. 사무관 자리가 6자리나 승진요인이 있는데다, 누가 승진되고 요직에 기용이 되든 사심 없는 인사이길 바라며, 인사 때마다 불거지는 연공서열 얘기도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사 때마다 "이번에는" 이라며 변죽만 올리다  흐지부지 되는  일은 이제 없어야한다.  연말 인사는  원 구청장의 색깔을 드러내야 할 시기다. 실험도, 시행착오도, 돌다리는 두드리는 신중함도 1년이면 족하다. 금정구 발전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 성공한 구정,  모든 면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구정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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