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갑준 칼럼"

 

*지난 2010년 10월 전북 고창 넘어 "곰소"에서 부안으로 가는 갯벌에 내린 석양을 촬영했다. 갑자기 마주한 장면에 너무나 황홀해하며 찍은 …. "기억 저편"에서 명작으로 남은 사진이다.
바다에 해가 집니다.
해는 바다에 멋진 그림 하나를 선물하고 사라져 갑니다.
그 떠나는 발걸음이 장중하고 고요하고 또한 아름답습니다.
떠나는 발걸음이 해거름보다 멋진 것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해가 지는 시간이면 바다도 바람도 모두 숨을 죽이는 것은
해거름이 남기는 그 장중한 행보를 보기 위해서 일겁니다.

떠나는 걸음이 아름답다는 것은 완성의 모습이고
모든 아픔이 사라진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별이 슬픔이 아니라 아름다움이 되기 위해서는
우린 얼마나 오래 익어야 하는 것일까요.

지상의 모든 이별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냥 슬픔으로 남겨지는데
일몰의 걸음은 그저 고요함으로 아름다울 뿐입니다.

바닷가에서 떠나는 해를 보며 이별과 사랑에 대해서 나는 읊조립니다.
해처럼 떠나고 바다처럼 이별을 안을 수 있다면 세상의
모든 이별이 아름다울 수 있으리라는 진실 하나를 깨닫습니다.

자연이 인간보다 위대한 것은 만남과 해어짐,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자연의 저 걸림 없는 자연스러움을 배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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