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22일부터 2박3일간 유후인을 여행했다. 귀국해 관찰한 것을 간단히 르포를 썼다. 며칠이 지났지만 자료를 챙겨 유휴인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유후인은 규슈 오이타(大分)현의 외진 그저 허다한 오지마을이다. 부산에서 후쿠오카 공항을 경유 버스를  타고 가는 시간이 무려 1시간 50여분이라 좀 힘든 여행코스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아침 일찍 이곳을 와 관광을 하고 숙박은 후쿠오카에서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지난해 관광객이 340만명을 기록했다 한다.

유후인 인구는 1만1000여 명에 불과하다. 동서 8㎞ 남북 22㎞의 타원형 분지로, 유후다케(산)를 비롯한 1000m가 넘는 산줄기가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유후인 마을의 평균 고도는 해발 470m다. 그래서 온천 개발이 어려웠다. 수량은 일본에서 손꼽힐 정도로 풍부했지만, 유후인은 워낙 깊은 산속에 있었다.

*유후인 명물" 우동 집이다.

 그랬던 유후인이 지금은 일본 제일의 여행지로 거듭났다. 일본인에게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를 물었을 때도 해마다 1위를 차지한다. 특히 여성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다.  기차역을 나와 정면에 보이는 유후다케를 바라보면, 가슴이 뭉클 내가 이곳에 와 있나하는  생각이 난다.  더욱이 은빛 물결 반짝이는 긴린코(金鱗湖)호수 곁을 걷다 보면, 동화책처럼 아기자기한 마을을... 왜 여성들이 이곳에 매료되는지를 알 수 있다.


오이타현은 1955년행정구역을 조정하면서 유후인 분지 안에 흩어져 있던 마을을 통합했다. 그때 지금의 유후인이 형성됐다. 당시 유후인 초대 정장(町長, 우리나라의 면장)으로 36세 이와오 히데카즈(岩男額一)가 당선됐는데, 그가 유후인 성공 신화를 이끈 주인공이다.

*숙박했던 료칸이다. "일선", 선(종교) 같이 이 료칸을 운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원안에 "일선"이라 표기한것 일까.

 

*료칸안에 온천탕이다. 종일 원천이 넘쳐 깨끗했다.  

 

*료칸 안에 분위기 있는 장식으로  마음을 안정시켰다. 


1975년 규슈 대지진이 일어났다. 유후인도 큰 피해를 보았다. 이와오 히데카즈 정장 중심으로 마을재건위원회가 결성됐고, 본격적인 온천 개발이 시작됐다. 이때 유후인 주민의 선택은 ‘개발 아닌 개발’이었다. 유후인 주민자치위원회가 제정한 ‘정감 있는 마을 만들기 조례’가 통과되면서 마을에 들어서는 건물은 고도와 규모의 제한을 받았다. 단체 관광객은 받지 않았고, 유후인 마을에서 생산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도록 했다. 호텔·골프장 같은 대형 레저시설은 애초부터 불허되었고, 60실 이하의 료칸(旅館)만 허가했다.  유후인에 들어선 모든 건물이 높이 11m를 넘지 못하게 한 건, 마을 어디에서나 유후다케가 보이게끔 하기 위한 조치였다. 

 

*료칸에 공급하는 온천수 를 뽑아내는 곳이다. 지하 6백여밑에서 온천수를 뽑아낸다.

 

 그래서 지금의 유후인이 되었다. 지금 유후인에는 30개가 넘는 미술관이 있고, 유일하게 기자 눈에 비친 것은 ‘정동주 한국인 갤러리’였다. 그러나 오전 11시 개관이라 들여다 보지 못했다. 아쉬움으로 남는다.

해마다 5월엔 영화제가, 7월엔 음악제가 열리는 문화 예술의 마을이 되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가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이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의 작품을 유후인을 배경으로 제작한 것도 이곳에만 흐르는 정서 때문이다. 유후인 음악제는 75년에, 그리고 영화제는 76년에 처음 개최됐다.

*23일 유후인에는 "온천축제(마쯔리)가 주민들과 함계 흥겹게 열리고 있었다.


 유후인에는 메이지 시대 양식의 가옥이 들어서 있고, 특색 있고 예쁜 상점이 늘어서 있다. 잼만 파는 잼 공방, 요괴만화 캐릭터 상품만 파는 가게, 66세 어르신이 40년 가까이 비엔나 커피를 내리고 있는 작은 카페도 있다. 시간이 멈춰 있는 듯한 풍경, 유후인이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은 마을인 이유다. 유후인은 ‘오래된 마을’처럼 꾸민 새 마을이다.

하나 유후인을 찾는 한국인 대부분이 마을에서 유후다케를 올려다보다 돌아오고 만다. 아직도 한국인의 일본 여행법은 이렇게 수박 겉핥기식이다. 유후다케는 어려운 산이 아니다. 대신 물은 챙겨야 한다. 산행을 시작하면 물이 없다.

*관광객들이 유후인 거리를 걷다 보면 아기자기한 재미가 가득한 가게와 수없이 만나게 된다. 


 

 유후인에는 료칸이 140여 개 있다. 유후인 료칸 중에서 30여 개가 온천탕을 별도로 운영한다. 료칸이 숙박과 온천, 그리고 가이사키(會石)라 불리는 일본식 만찬을 즐기는 고급 온천여행이라면, 온천탕은 온천욕만 하고 나올 수 있는 대중 목욕탕이다. 유후인에서 료칸이 보통 1박에 2만엔(약 30만원) 안팎이면 온천탕은 500∼770엔(약 7000∼1만원)이다.

*유후인"긴린코"호수 입구이다. 이 양쪽길로 걸어 들어간다.

 

*긴린코 호수 앞에 유명한 "메밀국수"집이다.

 

*아늑한 아름다운 농촌 풍경이다.

 

*온천수를 뽑아 올리는 원천 인근 "별장"이다. 아담하고 정겨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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