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갑게 내려쬐는 여름햇살에 푸른물결 일렁이는 바다가 그립다 구리빛으로 그을은 여름사내가 하얀포말 뿜어내며 우리를 유혹한다
요즘처럼 푸르름이 짙어가는 봄날에 집 뒷동산에 가보셨나요 때깔고운 꽃들이 초록의 풀잎과 어울려 바람에 살랑이며 방실거리고 있거든요 그 중에는 새우를 닮아새우꽃 이라 불리우는 멋스런 꽃도 있답니다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거리에 유혹의 불빛들이 하나 둘 켜지고 지쳐버린 영혼들 어둠 찾아 모여든다 따끈한 오뎅국물에 알싸한 소주한잔 붉어지는 눈가엔 웃음 한조각 흐르고 흐느적대는 발자욱마다 외로움이 춤을 춘다
얼굴에 분칠을 하고 목청껏 소리치는 광대나 가슴에 켜켜히 쌓아두고 멍들어 가는 우리나 무슨 큰 차이가 있을꼬.....
노란 유채꽃 일렁이는 봄날에 곱게 단장한 봄아가씨 나들이 왔나보다 꽃 속에 피어나는 또 다른 꽃들이 우리의 마음을 흥겹게 한다
흐드러지게 핀 봄날에 촉촉히 비가 내리고빗물에 떨구어진 꽃잎이 하얀 길을 만든다 풀잎에 맺혀진 조그마한 물방울들떨어지는 봄날을 아쉬워 하며 소근거린다
햇살이 눈부신 어느 봄날에 나도 봄이 되고싶어 길을 떠난다 눈길 닿는 곳 마다 화사한 웃음들 톡톡 터지는 봄의 전령사들
따스한 햇살에 기지개를 켜는 밭에 초록의 봄나물 들이 기운차게 올라오고 재바른 손놀림으로 쑥을 캐는 아낙네는 맛있는 쑥국 끓여 이 봄을 즐기려나보다
거친 모습으로 한겨울을 지키던 고목나무에봄향을 품은 여린매화가 수줍은듯 피어난다 따사로운 햇살이 큰 나무둥치에 골고루 퍼지니겨우내 숨죽이고 있던 꽃봉우리들이 여기저기 고개를 내민다
차가움이 가시지 않은 숲속에 새끼손가락 만한 노루귀꽃이 봄이 옴을 알린다 시린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몸짓이 발가벗은 어린아이 같아 애처로워 보인다
어둠을 밝히는 여명이 세상을 깨우고물안개 자욱한 바다엔 어부의 하루가 시작된다 시리게 다가오는 새벽의 겨울바다가오늘은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금빛 모래밭에 작은 발자국이 선명하다 촘촘히 찍혀있는게 참 이쁘다 내 지나온 시간들이 뒤돌아 보인다 남겨진 흔적들이 늘 아름다울 수 있다면 .....
코끝이 시린 겨울날에 아침해를 맞는다 반가운 손님이 저만치서 손짓을 한다 떠오르는 태양에,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에 또 하나의 설렘으로 마음을 열어 내 안에 포근한 자리 만들어본다.
하얗게 눈이 쌓인 기와지붕에 서리서리 한 맺힌듯 붉은잎들이 숨겨놓은 사랑을 핏빛으로 풀어낸다 빗살치듯 묶어버린 깊은곳의 응어리가 소복소복 쌓여가는 하얀눈에 녹아내려 주저리 주저리 사랑노래 들려준다
따뜻한 겨울날에 붉은동백 피었는데 기다리던 첫눈이 소복히 내려앉네 여린꽃잎 애처로워 살며시 털어내고 하얀세상 닮고싶어 끝없이 걸어보네
떠오르는 태양을 반기며힘차게 날개짓하는 갈매기들 그들과 대화라도 하는듯 하루를 시작하는 갈매기 여인.
양지바른 산 중턱에 버드나무 움텄네 붉게물든 단풍잎도 미처 떠나지 못했는데 그새 봄이 그리운가 뾰족히 고개 내밀고 있네
도로의 빨간 신호등에 발이 묶여 조바심에 발 하나 들락날락 하듯 힘없는 낙엽들이 바람에 뒹구는 요즈음 내 마음에도 빨간 신호등이 자주 깜빡인다 잘 하고 있는건지... 제대로 가고는 있는건지... 그렇게 조바심 쳐지는 날들이다.
조심스런 마음에 씨알 하나 떨어지고 햇살 비추는 고랑마다 채워졌던 사랑들 옷깃을 여미는 초겨울의 들녁엔 갈곳없는 그리움을 비워버린 아픔이 내 눈에, 내 마음에 시리게 다가온다.
불국사에 가을을 만나러 갔다 곱게 물든 단풍잎이 바람결에 손짓을 한다 발밑에서 서걱거리는 이 나뭇잎도 며칠전엔 그렇게 손 흔들고 있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