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를 앓고 있다. 몸살과 콧물과 기침과 함께 온몸에 기력을 잃게 했다. 20일전에 독감예방주사를 맞았는데 감기가 찾아들어 고통이 따랐다. 그러나 감기는 영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감기가 길어질수록 마음에 의문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몸에 면역력이 떨어진 것은 아닐까. 아니면 나이로 인해 체질이 바뀌는 홍역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이성이나 의지로는 가을을 느낄 수가 없다. 이성이나 의지 앞에 지는 낙엽이나 부는 바람은 너무 싱겁다. 오직 가슴으로 바람을 맞을 때 바람은 무수히 많은 추억과 의미로 향하는 길이 된다.내가 이성적이지 않다는 것이 가을이면 고맙다. 이성적이고 사무적이라면 이 가을 어찌 촉촉이 눈물 젖은 시간의 흐름을 만날 수가 있겠는가. 때로 이성적이지 못해 세상에서 손해
어느 선각이 이런 말을 했다.‘야비한 인간은 일시적인 가치에 성공을 발견하고, 고매한 인격은 영속적인 가치에 성공을 발견한다.’ 흔히 말하기를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무식’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무식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다.그것은 권력 있는 자리에 앉는 못난 친구들이다. 못난 친구가 권력을 쥐는 것은 철없는 어린이가 칼을 쥐고 있는 것보다 더욱
# 아침저녁 바람이 선선합니다.가을을 느낍니다. 내 삶의 시간도 이제 가을인가 하는 것을 이 바람을 통해서 알게 됩니다.봄날 같은 인생의 시간도 가고,여름 같은 인생의 시간도 갔습니다.나는 이제 하나하나 가을 나무처럼,내게 있는 것들을 떨구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육십 이전이 생육이었다면,육십 이후는 버리고 비우는 시간입니다.하나하나 비우며 그 비워진 자리의
이『되도록 양식 있는 눈으로』『되도록 인간의 따뜻한 마음으로』『되도록 자유로운 비판의 자세』로 오늘과 내일의 우리를 바라보겠다는 사시(社是)로 태어난지 29일로 23년이 됩니다.참 세월이 빠릅니다.10년이면 강산도 변 한다는데, 그렇게 보면 두 번이나 변한 것입니다.그동안 은 작지만 언론본연의 순기능에 충실하려 했으며 사회적 약자인 소
# 바다를 걸으며 나는 바닷물에 씻기는 마음을 봅니다. 물결이 어깨동무하고 다가와 모래사장을 들고 날 때 마다 내 마음에 번뇌도 씻기어 가는 것을 봅니다.바닷가에 자리한 돌들 위에 앉아 나는 저 먼 수평선을 넘나드는 물결의 유희를 바라봅니다. 세상에 이보다 더 평화로울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합니다.고요하게 물이 들고 나는 아침 바다에서 나는 가장 아름다운 풍
# 정도에 넘치는 일을 하면 당시는 괜찮아 보이나 말썽이 되면 후회하며 누구를 원망하게 마련입니다. 이런 일은 미련스러워 제 마음을 태우는 것입니다. 괴로움을 당하는 것은 스스로 받아야 하는 벌을 당연히 받는 것입니다. 무슨 일을 할 때는 먼저 생각하여야 합니다. 생각을 할때는 중심을 벗어나지 않아야 하며 명암을 살펴 행동하여야 합니다. 이렇게 깊이 생각을
‘깊은 산 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새벽녘에 토끼가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 우리 동요에 옹달샘을 두고 부르는 이 노래는 참으로 천진난만한 동심(童心)세계를 티 없이 그려 놓고 있다. 그런 말 그대로의 티끌 하나 없이 해맑은 옹달샘이 금정산 곳곳에 있다. 이른바 금정산 약수터가 그런 것들이다. 좋은 약수터가 있는 고
어느
‘잘 되면 제 복, 못 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이나 결과가 좋게 나타날 때는 자기가 잘해서 그렇고 잘못될 때는 자기는 잘했는데 남이 잘못해서 그런 원치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핑계를 대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는 속담도 이와 비슷한 경우를 표현한 것으로서 잘못을 저지르고도 이 핑계 저 핑계, 여러 가지 핑계를
나는 사회가 제대로 된 엘리트가 이끌어야 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우리사회의 큰 문제는 천박하고 실력 없는 사이비 엘리트에 의해 이끌어진다는 점이다.자부심과 자존심 있는 엘리트, 이 ‘창조적 소수’에 의해 이끌어진 점은 ‘왜 엘리트인가?’라는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변화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러면 변화에 맞는 자세가 필요하다. ‘봄이 왔으면
# 편지를 씁니다.잊고 있었던 맑고 고운 마음들에게, 그동안 잊고 살아서 미안하다고, 그 마음들 드러날 시간 없이 거칠게 살아와서 미안하다고, 그 마음의 아픔의 소리 외면하고 살아온 이 못난 사람이 부끄럽다고.어쩌면 나는 그 마음의 고운 숨결을 듣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이 그리도 내 삶의 길을 어둠으로 도색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엇이
# 요즘 시골 끝자락에 작은 집 하나 짓고 산다면, 자연은 나를 반갑게 받아 줄까하고 생각합니다. 그 작은 집에서 마음에 욕심을 다 버리고 산다면, 광활하게 펼쳐지는 바다가 있다면 내 가슴속으로 들어와 흐를까요.또 그 작은 집에서 조용히 묵상한다면, 달빛은 부드러운 손길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줄까요. 어느 볕이 좋은 오후에 길게 이어진 오름을 조용히 걷는다
국회 정치쇄신특별위원회가 지난 22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주제로 공청회를 열었다. 왈가왈부만 했다는 보도다. 결론은 대선공약을 지키면 된다. 법의 개정 과정에서 말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국민하고 약속한 공약을 지금 와서 왈가왈부 하는 것은 민주정당답지 않은 태도다.세상이 변해도 한 참 변했다. 어찌 정치인들이 양당 대통령후보가 공약한 사항을 이 핑
‘배추밭에 바람이 들었다’는 말을 들어 본적 있는가? 무에는 바람이 드는 수가 있어도 배추밑동에는 좀처럼 바람이 들지 않는다.남 보기에 절대로 그럴 것 같지 않은 사람이 불미한 짓을 저질렀을 때 옛 사람들은 흔히 배추밭에 바람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또 ‘머리카락 뒤에서 숨박꼭질한다’는 것도 있다. 얕은 꾀로 남을 속이려 한다는 말이다.석가모니가 말했다.“너
# 제주 성산 시흥포구 바닷가를 걷습니다. 먼 수평선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수평선을 바람은 저 혼자 만나 이 편 세상의 소식을 부리나 봅니다. 수평선은 오늘도 바람이 가져온 소식을 가슴에 담아 두나 봅니다.나는 물결에 씻기고 닦이며 자리해 있는 돌 하나를 주워 귀에 대어봅니다. 그 돌 속에는 오래전 돌과 만났던 바다 물결의 소리가
시인은 허풍을 잘 떤다.‘5월이란 젊음과 사랑과 노래와 그리고 삶 중에서 아름다운 모든 것 들을 뜻한다.’ 이렇게 노래한 ‘롱펠로’도 허풍장이였나 보다.그렇잖으면 ‘롱펠로’의 시절의 5월은 지금과는 썩 달랐던 모양이다. 또는 서양의 5월은 우리네 5월과 다르기 때문인지 모른다.찔레꽃 만발하니 적은 가물 없을 소냐. 이때를 승사하여 나 할 일 생각하소서...
박근혜 정부 첫 4.24 재보선에서 부산출신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60.5%를 득표해 승리했다. 안철수는 당선인사에서 “반드시 좋은 정치로 보답하겠다. 안철수의 새 출발을 지켜봐 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 많다. 현실정치는 옆에서 보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그동안 정치 쇄신의 깃발을 들고 정치에
寒食(한식)인 지난 5일 曾祖父 墓(증조부 묘)를 찾았다. 3월에 집사람과 묘를 찾았는데, 봉분과 비석이 훼손되었었다. 벌초를 남에게 위탁해 놔서, 묘소 훼손을 보고 죄스러움 때문에 아침잠에서 깨어나면 마음이 편치 않았다.한식날엔 어떤 일이 있어도 틈을 내어 봉분에 잔디도 입히고 비석도 바로 세워야겠다고 다녀 온 것이다. 한식 날, 조상의 묘를 찾는 마음이
봄비 밤새 창문을 노크합니다.이제 닫았던 문 열고 봄기운 가득 들이라고 봄비 밤새도록 유리창을 두드립니다.창문을 열면 이제 차갑던 기운들도 없습니다.그냥 맨살로 만져도 시리지 않은 온도로 대기는 채워져 있습니다. 저 포근한 대기에 꽃씨를 뿌리면 꽃들이 금방이라도 피어날 것만 같습니다.그 꽃들은 피어나 이 봄비처럼 어느 그리운 사람의 머리, 손등에 아름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