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이 찾아와도 바람은 아직 시립니다. 기상이변 때문인가 봅니다. 봄볕을 따라와 피어난 꽃들이 이 기상이변으로 몸을 움츠립니다.하지만 움츠린 몸으로 짓는 꽃의 미소까지도 아름답습니다. 활짝 피어도 예쁘고 움츠려도 예쁜 저 꽃의 미소를 닮고 싶습니다.우린 어쩌면 꽃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슬프거나 힘들면 절대 아름답게 미소 짓지 않기 때문입니다. 통곡하거나 눈물짓거나 분노하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표정입니다.슬퍼도 미소 지을 수 있고 절망 속에서도 가만히 웃음 건져 올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분명 보통 사람
밤이 오는 모습을 봅니다. 밤은 아직은 서둘러 오지는 않고 있습니다. 서서히 오고 있습니다. 지난 봄 보다는 걸음이 좀 빨라졌지만 그래도 아직은 더디게 밤이 옵니다. 밤이 천천히 걸음을 할 때 마음이 참 고요해집니다.안개처럼 어둠이 살짝 이 세상을 덮을 때 내 앞의 풍경들은 순하게, 때로는 작은 슬픔처럼 다가섭니다.어둠이 채 오기 전 어스름 녘의 시간 위에 서면 진달래꽃같이 흔들리는 마음도 만나게 됩니다. 그 시간에 서면 정말 착한 사람이 되는 것만 같습니다. 어스름 녘의 시간은 내개 할머니와도 같습니다.그 안에서 나는 착함과 눈물
“어찌하여 너는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제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신약성서/ ‘마태복음’에 나오는 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그렇다. 자기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면서 남의 눈 속에 있는 한 점 티끌은 어떻게 해서라도 찾아내고야 만다.‘취모멱자’란 말이 있다. 털을 해치며 흉터를 찾는 다는 뜻으로, 남의 잘못을 꼬치꼬치 캐어서 찾아내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우리 속담에는 그런 것이 참 많다. ‘그을린 돼지가 달아맨 돼지 타령을 한다.’는 자기 흉을 모르고 남의 흉만 탈을 잡고 나무란다는 뜻이다.
조용하던 금정구가 최순실 국정 농단사건으로 보수인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으로 분당되며 민심이 요동치며 가라앉지 않고 있다.살기 좋은 우리구의 같은 뿌리출신들이 각자의 정치적 신념과 이익을 찾아 동지에서 적으로 변하는 분위기를 지켜보면서 필자는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정치가 무엇인가, 그리 정말 좋은 것인가 하는 자괴감을 갖게 된다.기껏해야 몇 년인데, 동지가 원수지간(?)이 되는 현실을 보며 말을 잃게 된다. 이들이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란 말을 모르는 것일까하고 의문을 더 갖게 한다.누구라고 꼬집고 싶지
달빛 밝은 밤입니다. 달 빛 아래 서서 두 손을 모읍니다. 그리고 내게 고마웠던 이들의 이름을 떠 올리며 나는 그들을 위해 기도를 합니다.살아가면서 내가 바라는 한 가지는 나로 인해 마음 아픈 사람이 없고,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 지는 겁니다.달빛아래서 나는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내 아는 모든 이들이 행복하라고, 그리고 아픔으로부터 자유로워라고.살다보면 때로 마음이 상할 수도 있고 오해가 있을 수도 있고, 의견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 때마다 마음에는 우울함이 내려 않습니다. 이해와 배려와 세심한 주의가 부족한 탓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 부산 선대위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게 된 오거돈 동명대총장이 이른바 '부산 대통령' 발언에 대한 해명에 나서면서 그 행보에 비난의 여론이 일고 있다. 그 말에 따른 비난이야 접어두고, 유능한 행정전문가로서 퇴직 후 부산시장에 출마했다가 정치권을 떠나 사학인 동명대학에 총장으로 영입된지가 불과 몇 년에 불과한데, 또 총장직을 유지한채 모씨 대선 경선 캠프 부산 상임선대위원장이란 직책을 고사하지 못한 처사에 비난이 여론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제 나이가 몇 인가? 인생을 정리할 나이인데
'선거공보물에 선출직 자신의 실적이 아닌 타인이 실적을 함께 한 것처럼 의정보고서나 공보물에 기재해 배포하면 공직선거법위반(허위사실 공표)으로 처벌된다는 판결이(서울고법형사 6부.2/16일) 나왔다. 관례처럼 선출직은 국회의원, 시의원, 구청장, 구의원들이 ‘타인이 사업, 예산을 유치했을 시 손 놓고 가만히 있다가 행사 때나 또 선거철이면 함께 한 것처럼 의정보고서나 공보물에 써 넣어 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특히 구 의원들 경우 같은 선거구일 때 흔히 하는 수법이다. 지금까지는 서로 친밀감이나 아는 얼굴에 침 뱉지 못하고 양
오래된 사진 하나를 보았습니다. 어느 낮선 나라의 산 밑에서 찍은 사진 속에는 멀리 설산이 보입니다. 중국 운남성 옥룡설산이 어느 지역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그 사진 속에서 나는 그냥 내가 느꼈던 느낌들을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그 생경한 설산이 바로 지척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로워 감격했던 그 순간들이 떠올라 혼자 지그시 미소 지었습니다.여행은 여행 이후까지도 여행입니다. 여행이 끝나도 여행은 기억으로 남아 나와 함께합니다. 여행할 때의 그 느낌과 풍경과 추억들이 그대로 남아 내 삶이 되고는 합니다. 여행은 그래서 지워지지 않
요즘 정치인을 보면 월급쟁이 국회의원은 수두룩 한데, 애국 애족하는 의원이 몇 사람이 있을까 싶다. 자기나 가족, 당, 지역 보다 국가를 더 위해야죠. 출마 때는 온갖 감언이설(?)로 표를 달라고 애원하고, 당선되고 나면 코빼기 볼 수 없는 국회의원도 많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누군가는 “오입쟁이 한 것 쓰고 똥 누기는 예사다”고 했다. 풀이하면, ‘되지못한 자의 못된 짓거리야 놀랄 바가 아니다’라는 말이다.세월이야 어차피 흐르는 것. ‘법정’스님이 우리 가슴에 새긴 글씨‘ 선출직 정치인들이 보시라고 넣어 둡니다. 국민을 위한 정치
지난 19일 오후 바른정당 부산시당 창당대회에 취재차 다녀왔다. 열기야 국회의원을 지지하는 당원들이였으니 뜨거울 수 밖에 없고,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무대에 올라 정치에 대한 소신을 말할 기회가 주어졌고 각각 한 마디씩 했다.무대에 등단한 국회의원들은, 자기당착에 빠진 모습으로 귀를 의심케 하는 말들을 하고 있었다. 이제는 정치가 변화해야 하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변화는 기다림이 아니라 행동이다'라는 것을...기자가 현장에서 20여년 간 사회 이면을 들여다 본 경험측에 보면 ‘거의가 국회의원 낙제생’이
정치가 뭐인데?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가를 생각한다. 요즘 국정농단으로 국민들은 불안하다. 백상건의 정치학 개론에는 ‘정치가 잘돼야 경제 문화 사회가 발전 할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이런 막중한 임무를 위임받은 정치인들이 행태는 웃기는 일이다.’고 말하고 싶다.여당에서 염증을 느낀 일부 정치인들은 탈당을 하고 신당을 창당하고 있다. ‘정치라는 것이 이념이 다른 사람끼리는 불가능하다.’ 그것이 사실임이 입증됐다.기자 생활로 희끗희끗한 나로서 정치를 보면, ‘이 사람들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건 아니다’는 결론을 내
사람들은 때로 거짓말을 합니다. 자신이 불리하거나 말하기 불편할 때 주저 없이 거짓말을 합니다. 그러나 거짓말은 일을 더 꼬이게 할 뿐입니다.정직하게 고백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거짓말을 함으로써 대단한 일이 되고야 맙니다.침묵 역시 진실보다는 거짓말에 가깝습니다. 침묵 또한 거짓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정직은 미덕입니다. 정직은 우리 모두를 자유롭게 합니다.정직은 모든 일을 단순하게 합니다. 정직은 사람을 이해하지 못 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정직은 칼날과도 같아서 난마와 같이 얽힌 끝들을 일도에 끊어버립
감기가 10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나았다 다시 들어오고 나았다 싶으면 또다시 들어오고 그러길 두 번째입니다. 초겨울에 들며 독감 주사를 맞았는데 소용이 없는 가 봅니다.생각해 보니 나이가 들며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작년엔 괜찮았는데 올해는 유독 심합니다. 그러다 보니 감기와 친숙해져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저에겐 주치의는 아니지만, 친한 내과의사가 있습니다. 오늘도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증세를 얘기한 후 ‘비타민 주사’를 한데 맞을 까요 하니, ‘주사실에 누워서 맞아야 하는데 독감세균이 많습니다. 엉덩이 주사 맞고
벽에 걸린 ‘캘린더’에 마지막 한 장만이 남았다. 12월, 예전 ‘캘린더’는 대개가 3백65장짜리였다. 그러니까 마지막 달에 접어들었다해도 아직 30장이나 더 ‘캘린더’를 찢어버리는 여유가 남아있었다.지금은 그렇지가 못하다. 한달에 한 장씩, 혹은 두달에 한 장씩 찢도록 되어있다. 요즘의 한달은 예전 하루와 같이 느껴진다. 그처럼 세월이 더 빨리 흐른다. 모든 것이 줄달음치듯 뛰고 있다.그래서 사람들은 적어도 한달을 단위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예전에는 그저 하루하루만 생각해나가면 됐었다.요새는 하루를 단위로 해서 살아나간다면
세월이 빠르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세월을 생각해 봅니다. 세월처럼 허무한 것이 없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나이 든 이들을 볼 때 자기들이 겪을 인생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가 봅니다. 그리고 자기들이 나이 먹었을 때는 좀 더 근사한 인물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봅니다.그러나 천만의 말씀입니다. 나이 먹은 우리도 아름다운 젊은 시절이 있었고 세월이 백발을 가져다 줄 줄은 몰랐지요. 그러나 세월은 가고, 그 세월은 인생을 가져가고 그래서 인생은 깊은 허무를 느끼는 단계를 맞게 되는 것입니다. 공자는 인생의 15세를 중요시 했습니
곧은 말을 했다하여 궁형(생식기 거세)을 받은 사마천(司馬遷)은 /사기/를 쓰기로 결심하고 이를 악물고 살아남았다. ‘사기’가 단순한 역사서 이상으로 후세 사람들을 감동케 하는 것도 이런 데 까닭이 있는 것이다.특히 ‘백이열전’속에는/천도/(불교에서 말하는‘욕계, 색계, 무색계’)가 어디 있느냐고 비통한 절규가 들리기도 한다. 어질기 이를 데 없던 백이숙제는 굶어죽고 말았다.공자가 가장 아낀 제자였던 ‘안회’도 가난으로 영양실조에 걸려 천수를 다하지 못했다. 하늘은 착한 사람을 돕는다 하더니 하늘은 도데체 어디 있단 말인가?그런가
금정산 단풍잎이 붉어지고 있습니다. 올 폭염을 피해 허둥지둥하던 여름철과는 달리 사람들의 표정과 발걸음은 한결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집을 나서, 범어사 산문을 들어서 매표소를 지나 언덕 밑에 앉아 조용히 책장을 넘기고 있는 사람을 만납니다. 불현 듯 그와 악수하고 싶어집니다.그렇게 가을은 우리에게 사색과 성찰의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은 아닌지, 그렇습니다. 이 가을엔 그 동안 급히 걸어오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어야 합니다.내 가 걸어오던 길은 어떤 길인지, 왜 이 길을 가야 하는지. 그리고 주변의 풍경은 어떠한지 한번
어리석은 사람들은 우연을 살고 지혜로운 사람들은 창조적인 삶을 삽니다. 습관과 규범을 아무런 사고 없이 답습하게 되면 우리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고, ‘왜’ 하고 묻게 되면 우리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됩니다.이것은 일종의 모험이기도 합니다. 이미 있는 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삶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이 새로운 길을 찾는데 있습니다.세상의 모든 성인들은 이렇게 자신의 길을 찾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기존의 길과 다른 자신의 길을 어렵게 찾아갔습니다. 그것은 해탈과 평화와 사랑을 구현한
퍼렇게 날선 하늘. 서늘히 흐르는 긴장. 날카로운 햇살이 마른 잎 베면, 지켜보는 바람 흐느낀다. 낙화보다 비장한 낙엽의 추락. 파르르. 몸서리치는 나무들. 푸드득. 참새떼 스스라쳐 날고, 차가운 피 뿌려 단풍 물들이는 가을. 빈 들녘에 깔리는 소리 없는 비명, 마음이 베인 듯. 아프다.
# 요즘 사람들은 말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물론 꼭 필요해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불필요한 말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면 말을 하는 쪽도 피곤하지만 들어줘야 하는 쪽도 피곤합니다.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부류로 나눌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하나는 상대방에게 많은 말을 해서 자기의 의사를 관철시키려고 하는 경우입니다.이런 경우, 대개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의 말을 들어주지만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건성으로 듣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그는 말을 많이 하게 됨으로써 오히려 상대방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