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둑, 아직도 귀때기 퍼렇게 너푼대는대. 게 껍데기마냥 속살이 야물게 채우고, 몰래 몰래 떨구는 눈물. 은행 몇 알, 비 때문이야. 탓해봐도 시월의 홍시처럼 매달린 가을. 이파릴 틈새로 거뭇거뭇 손바닥만한 하늘이 열리고, 노루꼬리만한 내 마음도 열리고. 오늘, 은행나무 스커트를 살짝 들춰봐요.우리들 때문에 온 지자체가 시끄러워요. 씨앗에 꾸린 냄새가 난다고 아우성이예요. 우리를 길가에 심을 땐 좋타고 사탕발림하고...당시 이런 향기 눈감긴 그 사람들. 찾아내 입과 코에 이 고운 향기를 선물하고 싶어요.
미안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이런 말들은 가슴에 눈물을 남깁니다. 살다보면 이런 말 몇번은 하게 되고 노을 같은 가슴으로 돌아서 우는 날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노을 같은 가슴이 있을 때 삶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가슴이 없다면 삶이 건네는 그 많은 이야기들을 우리는 어쩌면 하나도 들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은 이 마지막 한마디를 거네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세상이 건네는 이야기를 또렷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우리는 언제나 모든 것을 늦게 알고 마는 사람들입니다. 그때가 지나서야 그 사
밤이 가면 새벽이 옵니다. 우리들 인생의 진리는 모두 무상하다는 것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절대 안 된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절대 아니라고 부정하지도 마십시오. 지금의 이 감정 이 마음은 언제든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그렇다고 결정하지 말라는 말도 아닙니다. 결정은 언제나 희망과 이해 속에서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실의와 절망 속에서 그리고 격한 감정 속에서 우리가 무언가를 결정한다면 그것은 그냥 상처로 남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살다보면 때로 격한 감정을 만날 수도 있고 때로 어려운 시간 속에서 막막해 할 때가 있습니다. 그
물은 들 때보다 날 때 더 조심스럽습니다. 큰 소리로 밀려왔던 물결이 날 때는 아주 작은 소리로 스스로 사라져 갑니다. 사람도 드는 자리보다 나는 자리가 중요합니다. 나가는 자리를 통해서 우리는 그 사람의 시간과 삶의 내용을 파악하기 때문입니다.인생의 듦은 탄생이고 인생의 나감은 죽음입니다. 인생의 나감, 그 시간에 나는 물결처럼 그렇게 조용하고 단아한 모습으로 떠나고 싶습니다. 미련이 남아 울기보다는 후회 없는 한 생애를 살아 온자의 그윽한 미소를 짓고만 싶습니다.가야할 길의 두려움에 떨기보다는 지혜를 실천해 온 자의 당당함으로
옛 속담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같기만 하여라’고 했다. 1년중에 단 한번 끼니걱정을 안 해도 좋으리만큼 풍성한 때가 이 중추가절이란 뜻이다.농촌에 한해 농사가 다 끝나 바쁜 일거리도 없고 과실이 푸짐하고 인심도 마냥 후해지고, 이래서 매일이 추석 때처럼 살기 좋기를 바라는 마음도 생겼으리라.추석날을 앞둔 부산역 풍경은 KTX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보인다. 인터넷으로 추석 열차 판매 후 추석 전날 판매를 수소문하며 암표를 귀동냥하는 모습도 자연스레 보인다.여하튼 추석 풍경이다. 또 역으로 아들 찾아 역 상경하는 모습도
/정원이 슬픔을 안고 있다. 차가운 꽃 속에 비가 가라앉는다. 여름이 살짝 몸서리친다. 그 종막을 향하여.../
새벽에 일어나 창을 열고 밖에 나가 별을 봅니다. 별과 초승달은 하늘에서 반짝이며 나를 반깁니다. 별은 밤을 새워 어디엔가 편지를 쓰고 또 어디론가 보내나 봅니다. 별은 밤 새워 쓴 편지들을 모아 바람을 타고 빛이 되어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습니다.빛으로 남겨지는 별들의 편지는 아마 어느 하늘을 사모하는 편지일 것이고, 그것은 또한 그 하늘에 꽃처럼 아름다운 별을 낳는 일일 것입니다. 별의 편지가 어느 하늘에 가 닿고, 그 하늘은 편지를 읽고 다시 별 하나를 낳으며, 먼 곳의 별을 그리워할 지도 모릅니다.밤새 써서 이름 없는 하늘을
오늘 아침 어느 독자로 부터 걸려온 휴대폰 내용입니다. 지난 6월 이전에는 전화를 걸면 '000 입니다.'하며 '안부를 말하고 정답게 받았습니다.' 또 연결이 되지 않으면 '조금전에 전화했습니까?' 하며 정답게 전화가 걸려왔다고 합니다.'그런데 지위가 올라가서 인지, 요즘은 아예 휴대폰을 걸어도 묵묵부답이고, 지역 행사에 얼굴도 보이지 않습니다.' 며 '아니 왜 이런 겁니까?' 며 묻습니다. 기자는 '워낙 바쁘니까 그런 거 아닙니까'고 변명 아닌
훅! 입을 오므려 피부 깊숙히 스민 더위를 뱉어냅니다. 피부 속에 숨어 있던 더위들이 내 입 바람을 따라 내게서 빠져 나가는 것 같습니다. 잠시 시원해지는 것 같은 이 느낌의 순간이 유쾌하게 다가옵니다. 인생은 이렇게 사는 겁니다. 스스로 처방을 만들어 가며 나름대로 즐기며 사는 겁니다. 누구랑 비교할 생각일랑 아예접고 자기 자신만의 삶을 사는 겁니다. 무료하면 산책을 하며 노래를 흥얼 거린다든가. 더우면 이렇게 입으로 바람을 내어 더위를 날린다든가. 그때그때 작은 처방을 내리며, 스스로 하며 사는 겁니다. 에어컨 없는 사람이 에어
누구를 막론하고, 선출직 정치를 하는 사람에겐 도덕성 그리고 헌신과 봉사를 강력히 요구한다. 그 중에서 민의의 소리를 잘 듣고 배려하는 마음이 각인돼 있지 않으면 언젠가 잘 나가든 정치인(지역 선출직)도 하루아침에 낙마를 한다.요즘 무소속 국회의원 모 의원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종편A에 박상중 목사가 출연, 그 국회의원에 대해 앵커가 ‘아름다운 가게 이사장’시 그 분과 자주 만났습니까? 고 묻자, 그분의 대답이 우습다. 아니 그런 분이 험난한 정치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아름다운 가게 이사로 5명이
내가 제주 ‘용눈이 오름’을 찍는 이유는 어느 사진가의 한 컷에 감명 받았거나 ‘용눈이 오름’에 감동을 느꼈거나 무언가 특별한 동기가 있던 건 아니다. 단순히 제주에서 유명하고 알기 쉬운 피사체라는 안이한 이유에서다. 예전에 한라산이나 제주 바다를 찍었는데 ‘용눈이 오름’은 그중 하나 정도의 느낌이었다. 오히려 당시의 나는 ‘용눈이 오름’이라는 알기 쉬운 피사체에 의존한 촬영은 사진을 어설프게 만들 뿐이라는 주제 넘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왜냐하면, 자연현상을 찍는 포토그래퍼는 스스로 자신의 주연을 찾는 것에서 시작하고 거기에 자신의
금정구청이 체납세 3억원을 징수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더욱이 ‘현장 가동반’까지 만들어 노력했다는 것에 대해 당연한 업무이지만 금정구 살림살이인 세수확보에 대한 긍정도가 높아질 것이다고 본다.한 가지 짚고 넘어 갈 것은 선출직 그리고 지역 유지에 대한 체납정도 여부이다. 만에 하나라도 본인은 물론 가족들 중 체납자가 있으면 이참에 명단 공개는 물론, 법에 의한 수단을 동원해 체납근절을 해야 한다.과거에 보면, 모씨에 대해 선출직이라는 힘에 눌려 행정사무감사에 체납자 명단 누락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도 있다.물론, 체납사유야 각각 사
우리나라에 소나무는 여러종이 있습니다. 분포하고 있는 종류도 많습니다. 경주 '삼릉'소나무는 적송... 할 말이 있는 것 같은 노송들입니다. 가끔 찾아 가면, 몇 백년 된 소나무가 웅장하고 장엄한 모습으로 낙락장송하고 있는 모습을 붑니다. 마치 선경에 발을 딛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능수버들 처럼 수형이 멋진 소나무는 더욱더 입을 다물게 합니다. '삼릉' 소나무는 우리에게 언제나 푸르름을 주며 희망을 가지라고 합니다. 특히 경애왕릉 옆 소나무들은 한 이 서린 것 같은 모습입니다. 5월, 9
도시는 언제나 잠들지 못하고 깨어 있습니다. 새벽에도 여전히 굉음으로 가득 찬 곳이 도시입니다. 어둠과 고요가 없는 도시의 삶은 사람들을 지치게 합니다. 사람들은 어둠의 안온함을 모른 채 아침을 맞습니다. 아침이 왔으나 아침은 산뜻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다시 웃으며 사람들은 하루를 시작합니다.착하고 착한 사람들입니다. 힘들어도, 어려워도 순하게 웃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문득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어렵다고 내팽개치지 않고, 힘들다고 주저앉지 않은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여전히 살 만한 곳이 됩니다.그러면서 이 세상 잘 살다
낯익은 이름 석 자. 도대체 대한민국 비리의 끝은 어디인가. 나라 걱정하며 챙겼을 비린 지폐. 우리 곁을 나뒹구는 물음표가 너무 많다. 모두 쓸어 담아 한곳에 모아 태우면 또 우리 곁의 누가 비명을 지를까. 낙엽처럼 서걱대는 가슴들, 따가운 햇살, 현기증 나는 오후.
마음을 열고 바라보면 세상은 미풍이 되어 다가오지만 마음을 닫고 바라보면 세상은 돌이되어 날아옵니다. 미풍은 만날수록 상쾌하지만 돌은 하나만 맞아도 그 아픔을 감당하기 힘듭니다.세상을 살아가는 유형은 이 두 가지가 대표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도 세상을 살아오면서 돌을 피하느라 애써야 했고 가끔 돌을 맞고 피를 흘린 적도 있었습니다. 그 아픔에 주저앉아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것이 내 마음 때문이란 것을 알게 됩니다. 그냥 내가 미워하고 좋아하고 수용하고 거부했던 것입니다.내 마음에 세상은 때로 미풍으로 때로 돌이 되어 나를
꿈을 꾸다 꿈을 꾸면 현실을 만나지만 현실도 돌아보면 그냥 꿈인 것만 같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꿈도 꿈이고 현실도 역시 꿈인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을 살면서도 괴로움에 분노에 또 욕망에 잠을 설치는 것은 꿈인 세상의 소식을 모르기 때문입니다.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은 꿈일 수밖에는 없습니다.괴로움이 진행이 너무 길기에 꿈이 아니라고 말한다고 해도 그 괴로움의 진행 역시 끝이 있으므로 그것 역시 꿈일 수밖에 없습니다.우리가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것도 사실은 꿈에 불과하고 우리가 지닌 모든 것들도
오늘 아침에 범어사 ‘안개’를 찾아 갔습니다. 가는 날이 음력 초하루 날이라. 절은 차반 사람 반 이었습니다. 지금껏 이렇게 훈훈한 분위기는 처음입니다.기자는 일품인 ‘범어사 안개’를 볼양으로 갔습니다. 그 ‘안개’를 찍은 스님은 ‘관조당’입니다. 몇 년 전 먼 길을 마다하고 홀연히 떠났습니다. 하도 유명한 스님이라 사찰 등 작품은 책과 사진으로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올해 ‘범어사’ 카렌다에도 어김없이 그의 작품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 카렌다를 보면 ‘관조당’을 뵙는 느낌입니다.장마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데 허리 굽은 할머니가 ‘불이
덥습니다. 훅! 입을 오므리며 피부 깊숙이 스민 더위를 뱉어냅니다. 피부 속에 숨어 있던 더위들이 내 입 바람을 따라 내게서 빠져 나가는 것 같습니다. 잠시 시원해지는 것 같은 이 느낌의 순간이 유쾌하게 다가옵니다.인생은 이렇게 사는 겁니다. 스스로 처방을 만들어 가며 나름대로 즐기며 사는 겁니다. 누구랑 비교할 생각일랑 아예 접고 자기 자신만의 삶을 사는 겁니다.무료하면 산길을 걸으며 노래를 듣는다던가, 더우면 입으로 바람을 내어 더위를 날린다던가 그 때 그 때 작은 처방을 내리며, 스스로 하며 사는 겁니다.에어컨 없는 사람이 에
세월이 빠르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세월을 생각해 봅니다. 세월처럼 허무한 것이 없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나이 든 이들을 볼 때 자기들이 겪을 인생이라고 생각되지 않은 가 봅니다. 그리고 자기들이 나이 먹었을 때는 좀 더 근사한 인물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봅니다.그러나 천만의 말씀입니다. 나이 먹은 우리도 아름다운 젊은 시절이었고 세월이 백발을 가져다 줄 줄은 몰랐지요. 그러나 세월은 가고, 그 세월은 인생을 가져가고 그래서 인생은 깊은 허무를 느끼는 단계를 맞게 되는 것입니다.공자는 인생의 15세를 중요시 했습니다.